서울시장 5년을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부자에게도 똑같은 복지를 주자는 야권의 행태와 이에 한나라당 일부까지 휘둘리는 게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민선 서울시장 5기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독재는 누구나 다 나쁜 줄 알고 맞서지만 국민을 현혹하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는 누구도 선뜻 반대하기 힘들다"며 "복지포퓰리즘이 나라의 곳간을 비우고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으려 했지만 80만 시민은 주민투표라는 현명한 판단을 해줬다"고 전면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평가했다.

이어 "망국적 유령인 복지포퓰리즘을 넘어서지 않고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최근 그리스,이탈리아,일본 같은 나라들은 여력이 있을 때 세팅해 놓은 사회복지 시스템을 조정하지 못해 예외 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백 번을 양보해서 우리나라가 지금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복지를 시행하더라도 나라살림은 어려울 때가 있고 쉬울 때가 있다"며 어려울 때를 대비해 복지 지출의 무분별한 증대는 막아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오 시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양극화가 심해져 어려운 사람들이 훨씬 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 주민투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도약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존경하는 선진국으로 가느냐,그리스처럼 국가재산까지 팔아야만 하는 비참한 길로 가느냐가 주민투표 결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개인의 앞날에 놓인 수많은 변수도 대한민국 복지 이정표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운다는 정의 앞에 모두 내려놓겠다"며 앞으로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간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의 민자사업 논란에 대해 오 시장은 "며칠 전 시민단체에서 나를 고발했는데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법적인 검토를 하면 아무것도 나올 수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