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동안 한국은 신재생에너지 · 헬스케어 분야에서 놀라운 성장을 이룰 겁니다. 한국3M도 이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 · 합병(M&A)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

지난달 1일 한국3M의 12대 대표로 취임한 정병국 사장(53 · 사진)은 13일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공격적 M&A'를 화두로 던졌다. 그는 "소재기업인 한국3M이 생존하려면 신재생에너지와 헬스케어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며 "2015년까지 매출 3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에 대한 M&A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3M의 한국 진출 34년 만에 선임된 첫 한국인 대표다. 정 사장은 "아직 구체적 협상이 진행 중인 것은 아니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나 헬스케어 분야에서 독창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 두세 곳을 놓고 신중히 (M&A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3M은 지난 4월 국내 IT소재업체인 AP&T를 인수해 M&A에 시동을 걸었다. AP&T는 모바일 기기,터치스크린,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동박적층필름(FCCL)의 핵심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정 사장은 "한국3M이 자기자본으로 M&A한 첫 사례"라며 "기술 솔루션을 다변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국3M은 미국 3M이 1977년 두산그룹과 합작해 설립됐으며 1996년 두산그룹 지분 40%를 전량 인수하면서 3M의 100% 자회사가 됐다. 초기엔 포스트잇,스카치브라이트(수세미) 등 생활 소비재 제품을 주로 판매했지만 현재는 자동차용 필터,LCD TV부품인 광학용 필름,임플란트 의료기기 부품 등 총 1만7000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매출은 2004년 1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1조6870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3개사와의 거래를 통해서만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정 사장은 "삼성 LG 현대차에 소재부품을 공급하면서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돼왔다고 자부한다"며 "매출 3조원 달성을 위해 이들 3개사와 첨단소재 공동개발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3M은 지난해 현대차와 자동차 강판에 쓰이는 페인트 대신 고기능성 필름의 일종인 '블랙아웃필름'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한 바 있다. 또 현재 삼성전자와도 휴대폰 등에 쓰이는 투명접착제를 개발,다각적인 솔루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사장은 "한국3M은 34년간 3000억원 이상을 한국 시장에 투자했다"며 "다른 기업들이 줄지어 중국 등 동남아 등지에 공장을 설립하며 탈(脫)한국 움직임을 보일 때 경기 화성,전남 나주에 공장을 짓고 최근엔 동탄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현지화에 주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3M은 외국자본이 만들었지만 1604명의 직원 가운데 외국인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국내 공급 제품의 70% 정도는 국내 생산공장에서 만들고 있다고 정 사장은 덧붙였다.

글=이준혁/사진=김영우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