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능력있는 한국의 인재들,중소기업과 협력해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생산해내는 글로벌 허브가 될 겁니다.”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한국에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GIC)를 설립하기 위해 13일 방한한 신디 패닝 킴벌리클라크 인터내셔널 상품개발 부사장(51·사진)은 “한국인 입장에서도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패닝 부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전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킴벌리클라크와 유한양행의 합작법인인 유한킴벌리가 그동안 한국에서 큰 성과를 거둔 점과 한국인이 매우 높은 품질의 제품을 원하는 얼리어답터라는 점,또 신흥시장인 중국과 인접했다는 것도 고려해서 한국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한국 GIC는 북미의 니나 GIC, 로즈웰 GIC와 함께 전세계로 나갈 킴벌리클라크의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게 된다.

한국 GIC는 경기도 기흥에 있는 킴벌리클라크 아시아이노베이션센터(ICA)를 확장한 형태다.ICA가 연구·개발(R&D)에만 치중했다면 GIC는 R&D는 물론 제품개발,혁신적인 아이디어 공유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간이다.ICA에는 현재 45명의 연구원이 근무중이지만 GIC에는 90여명이 일하면서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서 제품에 대한 의견을 듣는 등 킴벌리클라크의 제품 개발 및 개선을 위해 일할 예정이다.이 과정에서 킴벌리클라크는 국내 중소기업이나 대학과 연계해 제품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예정이다.

패닝 부사장은 “누구나 좋은 아이디어를 언제든 낼 수 있는 게 킴벌리클라크의 장점”이라며 “미국에서 지난해 처음 실시한 ‘맘 인스파이어드’ 프로젝트를 통해 12팀의 엄마들에게 최대 1만달러씩의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선정된 12팀이 개발한 제품은 엄마들이 원하면 개인 상호로 출시될 수도 있고 킴벌리클라크의 제품으로 상용화될 수도 있다.

패닝 부사장은 27년 동안 프록터앤갬블(P&G)에서 27년 동안 글로벌 R&D 상품개발을 담당하다가 개인 컨설팅회사를 차리면서 킴벌리클라크와 인연을 맺었다.그의 능력을 인정한 킴벌리클라크가 지난해 11월 상품개발부 부사장으로 데려왔다.그는 “리더가 되고 싶은 여성이라면 자신이 맡은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하고 피스메이커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소비자의 요구사항,규모의 경제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패닝 부사장은 이어 “그동안 프리미엄 시장에서만 커왔다면 앞으로는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브라질 등 저소득국가에서 넓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일 것”이라며 “한국 GIC가 여기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킴벌리클라크는 하기스 기저귀,크리넥스 티슈,스카트 타월 등 주로 위생·여성용품을 만드는 글로벌 기업으로,지난해 197억4600만달러(약 20조95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