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여검사들을 특수부 강력부로 보내달라."

인사철만 되면 터져 나오는 여검사들의 요구사항이다. 희망 근무지로 써내는 금융조세조사부,특수부 등 인지부서 대신 성폭력이나 가사 등을 담당하는 형사부나 공판부 등으로 발령나기 일쑤이기 때문.여검사 비율이 작년 말로 전체의 20%를 넘어섰지만 인지부서 소속 여검사는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검사 임용 비율이 40%를 넘은 것은 2006년부터다. 인지부서에 배치되려면 경력 검사여야 하는데 여검사들은 대부분 저호봉 검사들"이라는 게 법무부 측 해명이다. 실제 '금녀(禁女)의 벽'이 깨진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김진숙 검사(사시 32회)가 1999년 전국 최초로 광주지검 특수부에 발령났고,서인선(41회),강형민(38회),정옥자 검사(39회) 등 공안 1호 여검사가 탄생한 게 2003년이다. 이듬해 이지원 검사(39회)가 여검사로는 처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입성했다. 올해 신임 검사 90명 가운데 여검사는 59명으로 전체의 65.6%나 된다. 그럼에도 여검사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남자 검사는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집안 일을 포기하고 일하는데,여자 검사는 애가 아프다고 하면 일을 포기하고 애를 보러간다"는 김준규 검찰총장의 발언이 대표적 사례.여검사들은 특히 지방 발령에서 더 이상 예외 적용이 안 되는 만큼 인지부서에 대한 성차별도 없애 달라고 주문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