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켄트주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골프장(파70)에서 14일 오후 막을 올린 제140회 브리티시오픈에서 19년 만에 영국인 챔피언이 탄생할 것인가.

1992년 닉 팔도 이후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영국은 이번이야말로 우승컵 '크라레 저그'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33)와 2위 리 웨스트우드(38)가 모두 영국인이라 기대가 더욱 크다.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로 평가받고 있지만 모두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없다. 이들을 '골프 황제'라고 부르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도널드는 올해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2월 월드골프시리즈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5월에는 유러피언투어 BMW PGA챔피언십을 거머쥐었다. 지난주 브리티시오픈 전초전으로 톱 랭커들이 대거 출전한 스코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며 명실상부한 '넘버 원'을 과시했다. 그는 올해 18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포함,16차례 '톱10'에 들었다.

도널드는 1라운드에서 버디 3개,보기 4개로 1오버파 71타로 40위권을 달렸다.

▶15일 0시 현재

도널드는 지금까지 브리티시오픈에 10차례 출전해 2009년 공동 5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공동 11위를 차지했다. 도널드는 "어렸을 때부터 팔도를 보면서 메이저에서 우승하는 것을 꿈꿔왔다"며 각오를 다졌다.

웨스트우드도 '메이저 무관'의 불명예를 고국에서 떨쳐버리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16차례 출전 기록을 갖고 있는 그는 번번이 브리티시오픈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지난해 세인트앤드루스에서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에 이어 2위,2009년 턴베리에서 톰 왓슨과 스튜어트 싱크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2004년 4위에 올라 1위만 빼고 2~4위를 모두 해봤다.

웨스트우드는 "이번 대회 코스는 영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세인트 조지의 이름을 따 만든 골프장이다. 나에게 이 대회는 세계 최고의 챔피언십"이라고 말했다. 웨스트우드는 1990년대 아마추어 시절 이 코스에서 두 차례 우승컵을 안은 경험이 있다.

토마스 비욘(40 · 덴마크)은 첫날 버디 7개,보기 2개로 5언더파 65타를 쳐 선두권에 포진했다. 비욘은 이 코스에서 열린 2003년 대회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나섰으나 마지막날 16번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진 뒤 3타 만에 탈출하면서 벤 커티스에게 1타차로 우승컵을 내준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미구엘 앙헬 히메네즈(스페인)는 보기없이 버디 4개를 솎아내며 4언더파 66타로 그 뒤를 이었다. 1964년 1월생인 히메네즈가 우승하면 최고령 기록(46세,1867년 톰 모리스)을 갈아치우게 된다.

US오픈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보기 3개,버디 2개를 기록,1오버파 71타로 1라운드를 끝냈다. 더스틴 존슨(미국)은 보기 4개를 기록하다가 14,1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은 뒤 16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이븐파 70타로 경기를 마쳤다.

노승열(20)은 1언더파 69타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경주(41)는 버디 3개,보기 2개,더블보기 1개로 1오버파 71타를 쳤다. 최경주는 "15번홀에서 3번 우드를 잡을까 하다가 드라이버를 쳤더니 벙커에 빠졌다. 여기서 벙커는 'OB'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태(25)는 5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