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 만에 다시 1050원대에서 장을 마쳤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원(0.21%) 내린 1058.4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부터 부각된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미 달러화의 약세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밤사이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QE3)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3일(현지시간) 국회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 경기둔화 양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에 추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날보다 5.6원 하락한 1055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장중 낙폭을 서서히 되돌리는 흐름을 보였다. 장 초반 1054원까지 내려가며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가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 들에 추가 하락은 제한됐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환율의 하락을 제한한 요인으로 1055원 부근에서의 개입 경계감과 수입업체의 결제수요(달러 매수) 등을 꼽았다.

또 서울 환시를 주도하는 역외 세력이 대외 이벤트를 앞두고 달러매수세를 유지한 것도 환율 하단을 지지했다는 설명이다. 오는 새벽 버냉키 의장은 국회에 다시 출석, 미 경기회복에 대한 입장과 정책기조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이날 환율 하락은 역외 쪽보다 역내 은행권에서 매도 분위기를 주도한 듯하다"며 "미 달러화 약세에도 추가 하락에 대한 확신은 부족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외 이벤트를 확인하면서 급락에 따른 부담 덜어내기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43포인트(0.02%) 오른 2130.07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41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3.25%로 동결했다. 금리동결을 예상하고 있던 상황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오후 3시 17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아시아 전장과 비슷한 수준인 유로·달러 환율은 1.4183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78.97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