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받은 것도 기쁘지만 제 자존심을 걸고 만든 앱에 여러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더 뿌듯했습니다. "

'2011 이매진컵' 윈도폰7 앱개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홈런팀의 노희상 씨(광운대 정보제어공학과 · 24)는 대회 본선 준비를 위해 그 전까지 프리랜서로 맡고 있던 일들을 모두 그만뒀다. 남들이 시키는 작업을 그대로 하기보다는 스스로 만들고 싶은 앱을 내놓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다른 3명의 동료들과 함께 몇 달 동안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 이번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피카부(Peekaboo)'다.

팀장인 최고운 씨(상명대 프랑스어문학과 · 25)는 1인 2역을 했다. 원래 기획자로 팀에 참여했지만 따로 디자이너를 구하지 못해 앱 디자인까지 맡아야 했던 것.하지만 최씨는 오히려 이런 상황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획과 동시에 그래픽 구상을 했기 때문에 앱의 성격에 딱 맞는 비주얼을 입힐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발표도 함께 맡았던 최씨는 "영어로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말하고 싶은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되는지 알기 어려웠다"며 "비록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지는 못했지만 심사위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노력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배필주 씨(동국대 반도체과학과 · 25)는 본선에서 심사위원들이 공통적으로 던진 질문이 인상적이었다고 꼽았다. "어떤 나라의 발표를 봐도 심사위원들이 '본선에서 무엇이 바뀌었는가'를 물어봤다"며 "우리 팀 역시 심사위원들의 질문을 보고 발표 직전까지도 내용과 방향을 고쳐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들 3명은 지난해 7월 마이크로소프트의 학생 교육 프로그램인 'MSP(Microsoft Student Partners)'를 통해 만나게 됐다. 여기에 지난해 말 앱개발 회사 블루피쉬의 최고기술책임자인 박현철 씨(30)가 합류해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홈런팀은 대회 우승을 계기로 창업까지 한달음에 내닫는다는 계획이다. 최씨는 "심사위원과 각국 학생들의 평가를 반영해 마켓플레이스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