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고비였던 옵션만기일이 무사히 지나갔다. 장 막판에 베이시스(현 · 선물 가격 차)가 개선된 데다 개인들의 저가 매수가 지수에 방어막을 쳤다. 다만 3조원에 가까운 매수차익 잔액이 아직 남아 있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4일 코스피지수는 0.43포인트(0.02%) 오른 2130.07로 장을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수는 장중 2105.6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 마감 직전 프로그램 매매는 8300억원에 달하는 순매도였다. 전날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디폴트(채무 불이행) 등급 직전인 'CCC'로 하향하는 등 대외 변수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장 마감 전 동시호가에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프로그램 순매도는 7178억원으로 줄었다. 개인이 749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의 '막판 뒤집기'를 도왔다. 외국인은 509억원을 내다팔며 사흘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기관은 2184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달 만기일 이후 3조원 넘게 쌓인 매수차익 잔액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이번 만기일의 최대 이슈였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매물 폭탄'은 나타나지 않았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프로그램 순매도가 생각보다 약했고 기관 대신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가 역전됐다"며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를 줄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베이시스가 하루 사이 0.7포인트가량 급락했다가 막판에 개선되면서 장중 매도차익된 단기 자금 위주로 1000억원대의 재매수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물시장 외국인의 시각이 좋지 않아 향후 프로그램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사흘 연속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선물 매도를 강화하면 베이시스가 낮아지면서 매도 차익거래(선물 매수 · 현물 매도)가 활발해지고,현물시장에 부담을 준다.

심 연구원은 "지난달 만기일 이후 쌓인 3조3000억원의 매수차익 잔액 중 아직 3조원 정도가 남은 상태"라며 "선물시장 외국인이 어떻게 움직일지,개인이 계속 매수세를 강화할지가 향후 장세의 열쇠"라고 분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