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지난달 0.25%포인트 인상한 뒤 다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2009년 1월 3%에서 2.50%로 내려간 뒤 2월에는 사상최저치인 2%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두 차례, 올해 들어서는 1월과 3월, 6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됐다. 올해 3월에는 26개월 만에 3%대로 복귀했다.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에는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우려와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 종료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증가, 국내 가계부채 부담 등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하는 데 부담을 느낀 탓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했던 것은 지난 2007년 7월과 8월뿐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로 6개월째 4%대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근원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나 뛰면서 2년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시장에서 예상했던 대로 '동결'이 나왔다"며 "연말까지 한두차례 금리인상을 하면서 기준금리는 결국 연 3.7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위원은 "특히 하반기부터는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물가 상승압력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유럽 쪽 이슈가 대두되지만 않는다면 적절하게 속도조절을 하면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1년도 7월 채권시장지표 동향'에 따르면 설문응답자 94.7%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앞서 기준금리를 올렸던 지난달에는 61.2%의 전문가들이 금리동결을 점쳤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1054~1056원 사이에서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금통위 기준금리 발표 직후에도 큰 변동 없이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