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옵션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대거 쏟아지며 코스피 지수가 장중 변동성을 높였지만, 이달 중순 이후 지수는 3분기 바닥을 찍고 뛰어올라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시기'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초부터 불거진 중동사태, 일본 대지진,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논란, 이탈리아 재정위기에 이르기까지 숱한 악재가 해결 국면에 돌입하는 동시에 투자심리가 안정화되는 '안도 랠리'가 펼쳐질 것이란 얘기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제 시장이 단기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이달 말께 결론이 날 미국의 국채발행 한도 문제와 이탈리아까지 번진 유럽지역의 재정위기의 해결책 등"이라며 "그러나 유럽지역의 재정위기는 해법을 찾아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 역시 이러한 악재에 대한 우려를 선(先) 반영했기 때문에 더 이상 가격하락을 놓고 시장이 고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 게 오 팀장의 판단이다.

그는 "이달 말까지 지수의 조정기가 마무리되면서 지수는 반등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시장에 번질 경우 반등의 시기와 폭은 당초 예상보다 빠르거나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지수의 반등에 앞서 기존 주도주(자동차, 화학, 정유주) 중에서 자동차와 화학 관련주로 압축해 투자해 놓는 게 유효할 수 있다"고 권했다.

그는 "정유주 대신 경기회복을 염두해 건설주와 조선주를 매수해도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보기술(IT)주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지수를 확인한 뒤 접근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날 미국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추가 양적완화정책(QE3) 언급이 '안도 랠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시각도 나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사실 QE2가 미국 경기에 커다란 영향을 준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QE3 역시 실제로 시행되어도 큰 효과를 얻어낼 수 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QE3를 언급한 벤 버냉키 의장의 '립서비스'에 시장이 주목해야 할 때"라며 "이로 인해 앞으로 투자심리가 상당히 안정화될 수 있고, 미국 정부의 정책 역시 시장의 안정을 되찾아 가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팀장이 남아있는 악재로 지목한 미국의 정부부채 한도 문제에 대해서도 강 팀장은 "상한선이 문제일뿐 부채 한도는 결국 올리는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행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지출 능력이 높아져 연말까지 소비나 고용을 늘려나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더욱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 내내 고용지표 등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에 긍정적인 재정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강 팀장은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수많은 악재들을 지나면서도 지수는 2100선까지 올라와 있다는 것"이라며 "이달 중순 이후 지수가 뚜렷한 방향성을 잡은 뒤 월말로 갈수록 반등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7월말 발표되는 6월 거시경제지표들이 반등하면서 경기회복의 시그널(신호)을 줄 것"이라며 "지수가 반등할 때 초기에 낙폭과대주가 많이 오르나, 다시 주도주로 슬림화될 가능성이 커 자동차와 정유주를 비롯해 소비관련주를 사 두는 게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