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내수주(株)에 외국인의 매기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투자 성향의 북미계 자금이 내수주에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4일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은행 전기 섬유·의복 담배 항공 등 내수주들을 시가총액 대비 가장 많이 담았다. 조사대상은 동양증권 분석대상종목(유니버스) 210개였다.

은행 업종의 올해 평균 시가총액은 87조9577억원으로 이 중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2조8972억원이었다. 시총 중 3.29%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기(한국전력 한전KPS 등)와 섬유·의복의 비중은 각각 2.59%와 1.76%였고, 담배(1.68%)와 항공(1.67%)이 뒤를 이었다.

내수주와 함께 외국인이 '러브콜'을 보낸 업종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이었다. 반도체·장비의 외국인 순매수 비중은 1.67%였다. 이 업종의 현재 PBR은 1.5배로 2001년 이후 평균 PBR인 1.9배보다 낮았다. 다음으로 많이 산 인터넷(1.55%)의 PBR도 6.1배로 역사적 평균인 10.5배를 밑돌았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PBR을 고려하는 듯한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올 들어 주요매수 대상은 정보기술(IT)와 금융, 내수주 등 PBR 수준이 낮은 업종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현상은 단기성향이 강한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장기성향의 북미계 자금이 들어오면서 나타난 것이란 진단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비중이 높은 업종의 특징은 저평가주라는 것"이라며 "유럽 재정문제로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가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북미계 자금이 이들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이나 저축은행 관련 대책 등 정부의 하반기 정책목표가 내수경기 부양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 북미계 자금의 내수주 사랑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종목별로는 현대홈쇼핑(12.02%) 하이닉스(9.61%) 에스에프에이(8.62%) 테크노세미켐(8.47%) 만도(8.28%) 다음(8.21%) 롯데삼강(6.73%) SK케미칼(6.03%) KB금융(5.95%) 현대하이스코(5.88%) 등의 외국인 순매수 비중이 높았다.
외국인, 연초 이후 내수株 '정조준'…"하반기도 가능성 높아"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