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를 시행하면 달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QE3가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양적완화가 시행되면 글로벌 유동성이 많아질 것”이라며 “양적 수준이 높아지면 그런 방향(달러 가치 하락)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양적완화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두 가지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나는 원화 가치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유동성이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현재 수준에서는 일반적인 영향에 대해서만 언급할 수 있으며 양적완화의 규모와 전개 과정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3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연설문에서 “경기 둔화 양상이 오래 지속되고 디플레이션 위험이 나타나면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새 부양책은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 같은 발언은 FRB가 QE3를 시행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김 총재는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연설문에서 미국 경제의 밝은 측면도 언급했다”며 “미국 경제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는 있지만 더블딥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그는 유럽의 국가채무 문제와 관련,“유럽 정상들이 국제기구와 협의해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