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발언 등 수익성 기대↑" 실 구매가는 25만원 넘을 듯

국제적인 금값 상승에 따라 국내 금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5일 ㈜한국금거래소(Korea Gold Exchange)에 따르면 전날 금 소매가는 살 때 기준으로 3.75g(1돈)에 21만7천200원을 기록해 국내 금값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부가가치세(10%)를 제외한 가격이다.

통상 금으로 만든 반지나 팔찌 등에는 1만원 이상의 세공비가 추가된다.

따라서 탈세가 없는 거래라면 소비자가 1돈짜리 금 세공품을 구매할 때 체감하는 가격은 25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금값은 앞서 2일 20만9천원까지 떨어졌으나 5일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했고 14일에는 지난달 18일 세운 기록인 21만6천700원을 넘었다.

금 소매가는 2008년 8월16일에 살 때를 기준으로 3.75g당 10만9천670원까지 폭락했지만 이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전반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고, 작년 6월9일에 20만원을 돌파했다.

㈜코리아골드밸류의 기준에 따르더라도 14일 금값은 도매가격이 3.75g에 21만7천100원(세금포함)으로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매가는 세공비를 제외하더라도 이보다 1만5천원정도가 높았다.

한국에는 금 시세를 일괄적으로 정하는 기구가 없어 금지금업체별로 가격 수준이나 판매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국외환은행의 달러화 매매 기준율(최종환율)은 지난달 27일 1달러당 1천86.00원에서 시작해 대체적인 하강 곡선을 그렸고 이날 14일에는 1천57.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서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도 국내 금값이 오른 것은 국제 금 가격이 상승세가 거센 탓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13일 오후 3시30분에 전날보다 온스당 4.50 달러가 오른 1천566.80달러였고 14일 같은 시각에는 1천586.30달러를 나타내는 등 고공행진을 했다.

국제적으로 금 가격이 오른 것은 다른 자산에 비해 고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 현지시각 13일 양적 완화 조치를 추가로 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달러화 가치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가 금 투자로 선회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최은규 부사장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금값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이며 아일랜드의 국가 신인도가 떨어지고 그리스 및 이탈리아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는 등 유럽발 경제난으로 인플레이션이 촉진돼 장기 투자자들이 금으로 돌아선 것도 가격 상승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거래 결제 수단으로 금을 널리 사용하는 베트남의 대형유통업체를 주축으로 금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며 "금융정보회사 톰슨 로이터가 밝힌 상반기 금 수익률이 9.8%에 달하는 등 금의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