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AP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좋게 나왔지만 여전히 경제 회복세가 신통치 않음을 보여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물가는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고용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 14주 연속 40만 상회

우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은 40만5000명을 기록했다.이는 전주에 비해 2만2000명 감소한 것이며 시장이 예측한 41만5000명을 웃도는 수준이다.AP는 그러나 주간 신규 실업자수가 14주 연속 40만명을 웃도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고용기반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간 신규실업자가 40만명선 아래로 떨어져야 고용상황의 개선추세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달 2일 현재 전체 실업수당 수령자수는 372만7000명으로 전주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6월 소매판매 실적은 전월에 비해 0.1% 증가했다.전문가들은 판매가 0.1% 감소할 것을 봤지만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미국의 소매판매 실적은 올해 4월까지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5월에 0.1% 감소했다 6월 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AP는 그러나 “유가상승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이 다른 소비재 지출을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소매판매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게 AP의 분석이다.IHS글로벌인사이트의 경제분석가인 크리스 크리스토퍼는 “소비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며 “유일한 긍정적 소식은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재고는 쌓이고

미국 기업들의 재고는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업재고는 전월 대비 1.0% 증가한 1조5100억달러를 기록했다.전문가들이 예상한 증가율 0.8%보다 높게 나온 것이다.재고 규모로는 지난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며 재고증가율은 1년만에 가장 높다.미국 기업들의 재고는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AP는 “재고 증가는 기업들이 예상한 것보다 소비심리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기업재고 증가는 5월 기업판매가 0.1%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기업판매 증가율은 작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로리는 최근 재고증가에 따라 3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에서 2.5%로 낮췄다.AP는 경제성장률이 3% 정도 되어야 현재 실업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에 비해 0.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휘발유 가격 하락과 전기요금 인하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그러나 가격변동이 심한 식품류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0.3% 상승했다.또 생산자물가를 1년 전과 비교하면 7.0%나 상승한 셈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