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자들은 7월을 상반기 투자 성적표를 살펴보고 하반기 투자 전략을 짜는 시점으로 생각합니다. 하반기에 투자할 상품 등에 대해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는 시기죠."(박승안 우리은행 강남PB센터 팀장)

강남 부자들은 피서철이 시작되는 7월 중순을 어떻게 보낼까. 다수의 은행PB 및 부동산 전문가들은 "여름이나 휴가라고 해서 강남 부자들이 달라지는 건 거의 없다"며 "하반기가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전반적인 투자 상품과 규모,새로운 트렌드 등을 파악하는 중요한 시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반기 돌아보고 하반기 내다보고

상반기 투자 성적표를 따져보는 것은 7월 주요 일정 중 하나다. 상반기 투자 수익률에 따라 하반기 투자 전략이 달라진다. 박승안 팀장은 "상반기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쳤다면 하반기에는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며 "7월은 하반기 투자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강남 부자들은 7월에도 투자의 문을 열어둔다. 휴가는 해외로 많이 가지만 PB 등 투자 전문가들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유지한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휴가 때도 이메일 등을 통해 자료를 계속 보내달라는 고액 자산가들이 적지 않다"며 "전통적인 휴식 개념이 많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7월에 접어들면 소강 상태였던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도 올해는 이어지고 있는 등 '여름=투자 비수기'라는 관념도 희박해졌다. 박합수 팀장은 "더운데 무슨 현장을 찾느냐는 건 옛말"이라며 "좋은 투자건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가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상가건물과 소형 임대용 부동산 선호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주택보다는 소형 상가건물이나 빌딩,오피스텔 등이 관심을 끌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아파트로 시세 차익을 거두기 힘들어지면서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가 손쉽게 이뤄질 수 있는 상품이 주목 대상이다.

이춘우 신한은행 PB고객부 팀장은 "부동산 시장과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아파트 투자는 망설이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투자 수익률 6~7%가 가능한 소형 임대상품은 늘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마케팅회사인 피앤디코퍼레이션의 이원렬 사장은 "최근 분당에 선보인 소형 오피스텔 '정자동 2차 푸르지오시티'를 5실,10실 단위로 계약한 강남권 투자자들이 많았다"며 "여러 채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소형 임대형 부동산이 가장 안전한 상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제과점 편의점 등 안정적인 임대수요를 확보한 상가건물도 관심 대상이다. 박대원 상가정보뉴스 대표는 "10억~20억원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상가 구매 문의가 늘고 있다"며 "얼마만큼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원금 보장 상품도 관심

강남 부자들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로권 국가의 신용등급 강등과 원 · 달러 환율 등 대내외 변수에 대한 불안감을 적지 않게 느끼고 있다. 한 시중은행 PB는 "최근 시장 자체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안전한 것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금은 유지되면서 월 일정액(이자)을 주는 CMA(종합자산관리계좌)와 매달 이자를 지급하는 월이표채,원금이 보장되는 ELS(주가연계증권) 등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승민 한화증권 강남지점장은 "강남부자들이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주기적으로 이자를 받는 상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