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절반이 지났지만 코스피지수는 이달 초와 크게 차이 없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유럽과 미국 대외변수들에 증시가 흔들리면서 부침을 겪은 결과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이달 중반까지 나왔던 악재가 점차 완화되면서 증시가 반등세를 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에 기대를 걸고 있다.

15일 오전 10시5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45포인트(0.35%) 오른 2137.52를 기록 중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추가 경기부양 조치에 대한 부정적 언급에 하락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약세로 장을 출발했다. 그러나 기관과 개인이 연이틀 동반 '사자'에 나서면서 지수가 상승 반전, 2130선 안착을 타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로존 3위 경제국가인 이탈리아 재정 악화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가 재점화됐지만 이후 그리스 사례와 같이 해결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금융권의 2차 재무 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이탈리아의 재정긴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한층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기존 악재가 해결될 것이란 기대를 바탕으로 기관과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전날 코스피지수가 소폭 상승했다"며 남유럽 재정위기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잦아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안도랠리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재정긴축안 의회 통과를 통해 남유럽 재정위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워도 이탈리아로 번진 불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잦아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또한 미국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미국의 정치적 갈등도 다음주를 기점으로 타결될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주를 정점으로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증시가 강세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옵션만기일이 지나고 기준금리가 동결돼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산업생산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경제지표도 개선되는 등 유럽과 미국 관련 대외변수가 개선될 경우 증시가 반등할 수 있는 여건들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음주 미국 인텔, 애플 등 굵직한 정보기술(IT) 기업 실적이 발표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실적에 쏠릴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란 평가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외변수를 보면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번주 국내 이벤트들이 모두 무난하게 마무리되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시장의 악재들이 해결되고 나면 다음주부터는 관심이 펀더멘털, 특히 미국기업의 실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미국 IT업종 실적이 양호하면 국내 IT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였는데, 실적시즌의 경우 삼성전자 실적이 발표된 후 주가가 하락하다가 인텔 실적이 양호하면 동반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반복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증시 반등 시기를 예견하기는 아직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문제와 함께 미국 경기 모멘텀 그리고 중국 인플레이션 우려 부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 증시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위클리 글로벌 릴랙세이션 인덱스(WGRI)가 여전히 하락세를 보여 증시의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