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화공기기 및 발전설비업체인 대경기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대경기계를 통해 육상 플랜트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대경기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기업지배구조펀드 측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지난 4일 예비실사를 벌였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예비실사를 진행한 것은 맞다"며 "하지만 실사를 한 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현재 구체적인 인수 여부에 대해서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올초 대우조선해양은 사업총괄 산하에 신사업팀을 만들었다. 3개 그룹으로 구성된 신사업팀은 풍력과 육상플랜트, 발전설비 등의 신사업을 각 그룹이 맡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경기계의 사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신사업에 적합한지를 알아보기 위한 예비실사였다"며 "예비실사 이상으로 인수 논의가 진전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기업들의 플랜트 분야 진출 추세를 감안할 때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포스코가 성진지오텍을 인수한 이후 삼성중공업이 신텍을 인수했고, 지난 5월에는 일본의 도시바가 유니슨을 인수했다"며 "플랜트 시장은 한국업체들의 경쟁력이 매우 높고, 대기업들이 진출할 만큼 시장 규모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대경기계의 대주주가 국민연금 기업구조조정조합인 것도 인수·합병(M&A)에 대하 기대를 키우고 있다. 대경기계는 2007년 11월 국민연금07-1 기업구조조정조합 QCP-12호가 인수했으며, 최대주주의 보유지분은 67.59%다.

대경기계는 열교환기에 상대적 강점을 보유한 화공기기, 산업용 수관식 보일러 제작 업체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2009년 말 중대형 보일러 엔지니어링사인 B&W와 제휴를 통해 발전용 보일러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용 보일러를 생산하고 있고 과거 중대형 보일러를 생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신규진입 업체대비 추진속도는 빠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005억원, 5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대경기계 관계자는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예비실사나 피인수와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인수한다면 대경기계를 통해 육상 플랜트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이 풍력과 태양전지 사업에 진출하고, 삼성중공업이 신텍을 통해 발전설비 시장에 나서는 등 조선업체들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부침이 심한 조선 경기에 대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