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직장인 김홍길 씨(38)는 다음달 가족과 함께 동남아로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김씨는 최근 증시가 불안정한 행보를 보여 신경이 쓰이지만 과감하게 해외여행을 결정했다. 올초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해 모바일 트레이딩 서비스(MTS)를 시작한 덕분이다. 김씨는 "스마트폰만 가지고 가면 해외 휴가지에서도 국내와 별 차이 없이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며 "주식매매를 하는데 장소의 제약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공인인증서 이전 필수


국내에서 휴대용단말기(PDA) 등 각종 휴대기기를 통해 모바일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2003년부터다. 하지만 모바일 주식거래는 작년부터 증권사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주식거래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현재 국내 전체 주식 주문 건수의 10% 정도가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MTS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추세라면 2~3년 후엔 전체 주식 거래의 절반 정도가 MTS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스마트폰을 통해 주식거래를 하기 위해선 우선 증권 계좌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 후에 해당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된다. 이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스마트폰으로 공인인증서를 이전하는 일이다. 자신의 거래 증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기존에 발급받은 증권거래용 공인인증서를 스마트폰으로 옮기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동일하게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를 하려면 와이파이(Wi-Fi)나 3G망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야 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면 무료로 스마트폰 MTS를 할 수 있다. 김진태 대우증권 멀티채널기획부장은 "휴대폰 해외 로밍이 되는 지역이라면 해외에서도 3G망을 통해 스마트폰 주식거래가 가능하다"며 "다만 해외에서 3G망을 이용하면 데이터 요금이 많이 나올 수 있으므로 출국 전에 국내 이동통신사를 방문해 무선데이터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ELS · 공모주 청약부터 실시간 정보까지


증권사들은 스마트폰 주식거래 기능을 크게 보강하고 있다.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 앱을 확대하는 한편,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PC용 앱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주식을 넘어 선물 · 옵션 주식워런트증권(ELW) 등으로 주문 및 거래 대상을 확대하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식은 물론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공모주 실권주 등의 청약도 할 수 있게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해외주식(미국 및 홍콩)과 FX마진,해외선물 매매도 가능하게 했다.

대신증권은 3D(3차원) 기능을 제공해 세계 증시 현황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증권은 스마트폰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작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스마트폰을 흔드는 등 일정 동작을 하면 화면을 사전 지정한 형태로 신속히 전환하는 기능이다.

미래에셋 하나대투증권 등은 트위터를 통해 시황 정보 등을 신속히 제공하는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SK증권은 원하는 종목의 시세나 뉴스,외국인 매매동향 등을 체크해 알려주는 '파수꾼 기능'을 적용했다. 동양종금증권의 스마트폰 주식거래 앱은 휴가지에서 고객들이 이 회사의 지점 및 ATM(금융 자동화기기)을 찾아 무료로 현금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증권사들은 스마트폰 주식 거래 관련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고객 확대를 위해서다. 미래에셋 키움증권 등은 일정 기간 동안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주식거래 고객에게 주식 매매 수수료를 받지 않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무료 지급하거나 단말기 할부금 지원 등을 하는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