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의 1%밖에 하지 못했다. 그것이 내가 구글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설립 13년 만에 분기 매출 90억달러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사진)가 14일 한 말이다. 페이지가 경영을 진두지휘한 첫 분기 구글은 매출 90억3000만달러(9조5447억원),순이익 25억1000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32%,순이익은 36% 증가했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11% 급등했다.

콘퍼런스콜에서 페이지가 보여준 모습도 구글에 대한 많은 우려를 해소시켜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그가 CEO로 컴백했던 지난 4월 언론은 '페이지는 소통능력이 없다. 구글은 관료주의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이날 페이지는 다양한 질문에 차분한 태도로 성의 있게 답변했다. 운전자 없이 저절로 가는 자동차 등 '약간 황당한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에 대해 그는 "우리는 주주들의 돈을 소중히 여기는 재산관리인"이라며 "수익이 나지 않을 곳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해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1분기 실적 발표 때 의례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미국의 인터넷매체인 테크크런치는 "질의 응답에 정성을 쏟았다"며 "멋졌다(cool)"고 평가했다.

사업에 대한 발언은 창업 당시인 스탠퍼드대학원 시절을 연상시켰다. 페이지는 "우리가 검색사업을 시작할 때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했고 지금도 신사업에 대해 미쳤다고 한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같은 성공모델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또 "구글의 모든 제품은 세계인들이 하루에 두 번씩 사용하는 '칫솔'처럼 만들겠다"고 강한 도전정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원하는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을 뿐"이라고 말해 '신생 회사와 대학원의 교배종'이라는 구글의 문화를 잃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날 콘퍼런스콜은 페이스북을 겨냥해 지난달 내놓은 그의 첫 번째 성공작인 구글플러스를 통해 생중계됐다. 그는 "구글플러스 회원은 1000만명을 넘어섰다. 구글플러스의 목표는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서처럼 웹상에서 삶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흥분하기도 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