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14일 발표한 압구정 전략정비구역 개발 구상안에 담긴 1.1㎞ 길이'드림브리지'(꿈의 보행교 · 조감도 점선부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강에 보행자 · 자전거 전용 다리가 처음 놓인다는 사실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까닭이다. 특정 지역의 재건축 사업에 서울시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특혜 시비도 불거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보행교 건립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1000억~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절반은 서울시가 부담하고,나머지는 주민이 비용을 대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드림브리지 구상은 서울시가 일반 시민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는 '천만상상 오아시스'에 접수된 내용을 가져다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다리가 일직선이 아니라 한강 한복판에서 꺾인 형태로 설계된 데에도 이유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압구정지구는 한강이 흐르다 휘어지는 곳에 자리잡고 있어, 한강 상류 하류를 동시에 볼 수 있고 중랑천까지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를 고려해 다리를 한강 한복판에서 꺾인 형태로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드림브리지가 건설되면 뚝섬과 압구정동을 직접 잇는 만큼 '서울 숲'을 손쉽게 오가는 명물이 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뚝섬에는 가구당 40억~50억원이 넘는 갤러리아 포레 등 초호화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현대차그룹이 110층 높이의 첨단 업무 · 주거 · 문화 복합 빌딩 건립을 추진 중이어서 압구정 전략정비구역과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드림브리지 건립에 따른 아파트 단지 개방과 공공시설 성격이 강한 다리를 짓는 비용을 부담하는 데 대한 반발이 주민들 사이에 적지 않아 드림브리지는 서울시의 일방적인 꿈에 그칠 공산도 크다는 지적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