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밥캣, 두산인프라 '효자'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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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익 435억 전망에 母회사 두산인프라, 연일 상승
재무부담 여전하지만 실적개선 지속 땐 해소 기대
재무부담 여전하지만 실적개선 지속 땐 해소 기대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가 이틀째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해외 건설장비 제조 자회사 밥캣(DII)의 2분기 실적이 전 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덕분이다.
15일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2.26% 오른 2만48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에도 8.00% 올라 이틀간 오름폭(10.44%)이 작년 10월7일 이후 9개월여 만의 최대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6월 밥캣의 영업이익률이 9%를 기록해 1분기의 3.2%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의 실적 개선과 공작기계 판매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분 73%를 보유한 밥캣의 2분기 영업이익은 43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8% 늘어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미와 유럽에 사업 기반을 둔 밥캣은 2007년 7월 두산그룹에 인수된 이후 줄곧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다. 인수 1년 만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영업실적이 나빠졌고,4조5000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 조달로 그룹의 재무 부담을 크게 키웠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2008년 밥캣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1조원의 자금을 수혈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의 총 차입금은 2007년 말 1조원 수준에서 1분기 말 현재 2조3183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다. 밥캣은 2010년 2분기 영업이익을 7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놓은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밥캣의 이 같은 방향 전환은 최근 중국 굴삭기 판매 감소로 고전해온 두산인프라코어 주가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길기모 메리츠종금증권 심사분석팀장은 "밥캣 인수로 인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 부담이 아직까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이르다"면서도 "밥캣의 영업실적이 지금과 같은 개선 추세를 유지한다면 오랜 기간 주가를 짓눌러온 부채상환 문제도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분기 개별재무제표 기준 1조2973억원의 매출과 18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8%와 35.1% 늘어난 규모다. 실적은 이달 말께 발표될 예정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