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실전에 배치된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인 율곡이이함(7600t급)에서 군 역사상 최대인 17명의 국가기능장 합격자가 동시에 배출됐다. 해군은 지난 1일 이창준 원사가 전자기기기능장을 따는 등 모두 17명의 국가기능장을 동시에 배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율곡이이함에선 지난해에도 8명이 기능장시험을 통과해 기능장 보유자만 25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함정의 사격통제,전자,유도,병기,통신,전산 분야에 근무하며 복잡한 전자회로로 구성된 함정 장비를 다룬다. 함정 장비가 고장 날 경우 풍부한 전문지식으로 회로 내 고장 및 정비가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찾는 등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해군 측의 설명이다.

해군 관계자는 "민과 군을 통틀어 단일 조직에서 17명의 기능장이 한꺼번에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기능장은 국내 기술 분야 장인들에게 주는 국가공인 자격증으로 '자격증의 꽃'으로 불린다. 산업기사 자격증을 따고 6년 이상의 실무 경험이 있거나,기능사 자격을 취득한 뒤 8년 이상 실무에 종사한 사람에게만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지난해 전기기능장에 이어 올해 전자기기기능장을 딴 윤용익 상사는 "통신장비나 레이더를 수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관련 분야의 자격증을 따 군 전투력 발휘에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동우 율곡이이함장(대령)은 "함정을 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인데 함장으로서 승조원의 전투 기량이 향상되는 것만큼 보람을 느끼는 일은 없다"며 "장병 개인 역량을 키우면서 동시에 조직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