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현대차 효과'를 겨냥해 한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전기모터 업체 레오니는 내년께 자동차 부품업체 대경T&G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한국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에 본사를 둔 대경T&G는 자동차와 중장비 배선을 제조하는 업체로,레오니는 이 회사 지분 50%를 갖고 있다.

클라우스 프로스트 레오니 회장은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대경T&G를 인수하면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현대자동차와 제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2013년 매출 목표인 40억유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오니는 보쉬,콘티넨탈과 함께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부품기업으로 꼽힌다. 전체 순이익의 70%를 자동차 전기배선장치 분야에서 올리고 있으며 BMW,벤츠,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앞서 세계 1위 자동차용 모터업체인 독일 브로제도 만도와 만도브로제라는 합작사를 설립,한국시장에 진출했다. 만도와 브로제는 각각 50% 지분을 투자해 총 500억원의 자본금으로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자동차 전기모터 연구 · 개발(R&D) 센터를 짓기로 했다. KOTRA 뮌헨 KBC 관계자는 "독일 부품업체들은 폭스바겐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현대차를 주목하고 있다"며 "독일 기업들이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한국 투자진출과 기술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새로 진출하거나 지분참여를 늘리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도 늘고 있다. 세계 2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일본 덴소는 이달 초 5650만달러를 투자해 경기도에 R&D센터를 짓기로 했다.

프랑스 허친슨과 미국 데코 역시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기존 50%였던 한국 사업부문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KOTRA 주력투자유치팀 관계자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국가는 한정돼 있는 반면 현대차가 일본 도요타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한국 진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