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헐값 인수' 짐 벗은 한화] 경기고 선후배 김승연 vs 이종구의 10년 '大生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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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의 판정승
金회장, 첫 입찰 때 직접 서류 접수하며 공들여
李의원, 정치권 진출 직전부터 "특혜 의혹" 맹공
金회장, 첫 입찰 때 직접 서류 접수하며 공들여
李의원, 정치권 진출 직전부터 "특혜 의혹" 맹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이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과정 적법성을 놓고 벌여온 10년간의 질긴 다툼이 김 회장의 '판정승'으로 끝나게 됐다. 경기고 2년 선배인 이 의원은 정부가 김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에 대한생명을 매각한 것은 부당한 결정이었다고 날을 세워왔다.
한화는 감사원의 국회 청구 감사 결과가 나온 15일 홀가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미흡하다"며 "수사를 해봐야 하는 부분을 감사원이 할 수 없으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희망자와 담당 국장으로 첫 만남
정부가 1999년 3~7월 처음 대한생명 매각을 추진할 당시,이 의원은 대한생명 매각 업무를 맡은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의 구조개혁기획단 담당 국장이었다. 한 차례 유찰된 후 그해 6월 초 진행된 2차 입찰 때 김 회장은 수많은 취재진이 보는 가운데 직접 입찰서류를 들고 금감위를 찾았고 이 국장 방에서 잠깐 티타임을 갖기도 했다. 김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2차 입찰과 이어 진행된 3차 입찰은 정부 기대에 못 미치는 인수 조건 등으로 끝내 유찰됐다.
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대한생명 매각은 2001년 하반기 재추진됐다. 정부는 그해 12월 입찰을 재개했고 한화-오릭스컨소시엄과 미국 메트라이프가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후 한화는 정부와 가격 등 인수 조건을 놓고 숱한 실랑이를 벌인 끝에 다음해 9월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금감위 상임위원이던 이 의원은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집요한 한화 저격수
이 의원이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를 본격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정치권 진출을 앞둔 2004년 초부터다. 당시 금융감독원 감사로 있던 그는 '원칙이 개혁이다'는 제목의 책을 펴내며 "계열 금융사 부실화의 책임을 져야 할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회의원이 된 그는 국정감사 질의 등을 통해 기회가 될 때마다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의 부당성'을 지적했고 공적자금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도 주도했다. 이 의원은 기자들이 '집요한 문제 제기의 배경이 있느냐'고 물을 때면 "김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고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국민의 혈세로 기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의원과 김 회장의 악연은 대한생명 인수 이후 한화그룹을 10년 가까이 괴롭혔다. 2003년 감사원 감사를 시작으로 2004년 국정감사,2008년 국제상사중재원 소송과 이번 국회 청구 감사에 이르기까지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검증 작업을 이 의원이 모두 주도했다는 것은 정치권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의원은 또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로,예결위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 대한 청구 감사를 발의해 결국 감사원의 재감사까지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이제 홀가분하다"
한화그룹은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지금까지 대한생명 인수를 둘러싼 국내외 모든 법적 · 행정적 검증이 종결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두 차례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국내외 법원 판결 등을 통해 그간의 의혹이 모두 해소돼 홀가분하다"며 "이제 대한생명을 더 좋은 보험회사로 만드는 일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의 지루한 소모적 논쟁이 종결된 만큼 더 이상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성민/김수언 기자 smyoon@hankyung.com
한화는 감사원의 국회 청구 감사 결과가 나온 15일 홀가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미흡하다"며 "수사를 해봐야 하는 부분을 감사원이 할 수 없으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희망자와 담당 국장으로 첫 만남
정부가 1999년 3~7월 처음 대한생명 매각을 추진할 당시,이 의원은 대한생명 매각 업무를 맡은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의 구조개혁기획단 담당 국장이었다. 한 차례 유찰된 후 그해 6월 초 진행된 2차 입찰 때 김 회장은 수많은 취재진이 보는 가운데 직접 입찰서류를 들고 금감위를 찾았고 이 국장 방에서 잠깐 티타임을 갖기도 했다. 김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2차 입찰과 이어 진행된 3차 입찰은 정부 기대에 못 미치는 인수 조건 등으로 끝내 유찰됐다.
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대한생명 매각은 2001년 하반기 재추진됐다. 정부는 그해 12월 입찰을 재개했고 한화-오릭스컨소시엄과 미국 메트라이프가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후 한화는 정부와 가격 등 인수 조건을 놓고 숱한 실랑이를 벌인 끝에 다음해 9월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금감위 상임위원이던 이 의원은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집요한 한화 저격수
이 의원이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를 본격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정치권 진출을 앞둔 2004년 초부터다. 당시 금융감독원 감사로 있던 그는 '원칙이 개혁이다'는 제목의 책을 펴내며 "계열 금융사 부실화의 책임을 져야 할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회의원이 된 그는 국정감사 질의 등을 통해 기회가 될 때마다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의 부당성'을 지적했고 공적자금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도 주도했다. 이 의원은 기자들이 '집요한 문제 제기의 배경이 있느냐'고 물을 때면 "김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고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국민의 혈세로 기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의원과 김 회장의 악연은 대한생명 인수 이후 한화그룹을 10년 가까이 괴롭혔다. 2003년 감사원 감사를 시작으로 2004년 국정감사,2008년 국제상사중재원 소송과 이번 국회 청구 감사에 이르기까지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검증 작업을 이 의원이 모두 주도했다는 것은 정치권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의원은 또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로,예결위 업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 대한 청구 감사를 발의해 결국 감사원의 재감사까지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이제 홀가분하다"
한화그룹은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지금까지 대한생명 인수를 둘러싼 국내외 모든 법적 · 행정적 검증이 종결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두 차례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국내외 법원 판결 등을 통해 그간의 의혹이 모두 해소돼 홀가분하다"며 "이제 대한생명을 더 좋은 보험회사로 만드는 일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간의 지루한 소모적 논쟁이 종결된 만큼 더 이상 기업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성민/김수언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