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일찍 비를 뿌린 장마가 3주일째 이어지면서 빙과 맥주 이온음료 등 '여름 대표 상품'들이 판매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수영복 자외선 차단제 등 여름 상품들은 '바캉스 특수'가 사라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빙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7% 줄어들었고 맥주는 8.6% 감소했다. 스포츠 이온음료와 자외선 차단제 매출은 각각 12.6%와 27.3% 감소했다. 롯데슈퍼에서는 최근 한 달간 빙과 매출이 11.8%,맥주는 0.5% 각각 줄었다. 빙과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강우량이 적은 '마른 장마'로 매출이 좋았기 때문에 올해 감소폭이 더 크다"며 "빙과 매출이 높은 편의점과 슈퍼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수영복과 자외선 차단제 등 바캉스용품 판매가 부진하다. 롯데백화점에서 올 들어 매달 20%대 신장세를 기록하던 화장품 매출은 이달 1~14일 6.4% 증가에 머물렀다. 여름철 인기 상품인 자외선 차단제가 예년만큼 팔리지 않은 탓이다. 수영복 매출도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롯데마트에서도 수영복 등 바캉스용품 매출이 5% 감소했다.

삼계탕집 치킨생맥주집 등 여름 매출 비중이 높은 식당들도 장마와 폭우로 손님이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 회현동에 있는 회현삼계탕은 "이달 들어 손님이 오히려 평소 대비 2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워터파크와 골프장 등도 폭우에 따른 예약 취소로 고객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에버랜드는 이달 1~15일 입장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고,대명 오션월드를 찾은 물놀이객도 7% 감소했다. 남서울CC는 이달 들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0명의 내장객이 줄었다.

송태형/서기열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