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사 K옥션(대표 조정열)은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트타워 경매장에서 현대미술 50년을 회고하는 '지천명(知天命)' 경매를 실시한다.

한국 현대미술을 1970년대 이전,1970~1980년대,1990년대,2000년대 이후 등 4개 시기로 나눠 진행하는 이번 경매에는 108점이 출품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천경자의 1972년작 '정글 속에서'로 추정가 4억5000만~7억원에 나온다. 종군화가로 베트남에 파견돼 작업한 기록화로 당시 전쟁터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담아냈다. 박수근의 1963년작 '귀로'도 새 주인을 찾는다.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아낙네를 소재로 표현한 작품이다. 머리에 물건을 이고 바쁜 걸음으로 귀가하는 여인의 모습에서 향토적 질감이 느껴진다. 이우환의 1978년작 '선으로부터'(추정가 1억~2억원),임직순의 '풍경'(5000만~1억원),장욱진의 '시골집'(7000만~8000만원),오치균의 '스키장 가는 길'(5000만~1억원)도 경매에 나온다. 강익중 씨가 작년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 벽에 설치했던 한글 작업 '내가 아는 것'의 일부도 출품된다.

당시 한국관 철거와 함께 그의 한글 작품 4만여점은 폐기됐지만,철거 전 기증 작품 일부가 한국으로 들어와 경기도미술관과 여수엑스포기념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 행사에는 '들에 핀 꽃도 사랑을 안다'(추정가 900만~1500만원),'노을이 예쁘면 다음 날이 좋다'(1000만~1800만원)가 나오며 낙찰금은 유네스코에 기부된다. 프리뷰는 19일까지 K옥션 경매장.(02)3479-888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