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어리지만 상무라는 회사의 직책 때문에 면접관으로서 신입사원을 면접한다. 회사 임원으로서 커리어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나도 저 자리에서 저들과 함께 면접을 치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도 든다.

올초 신입사원을 면접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우리 회사의 입사 경쟁률은 88 대 1이었다. 회사는 업무를 목적으로 모여진 사람들의 집단이기도 하지만,또한 인간 대 인간의 만남 장소이기도 하다. 때문에 나는 새로운 가족을 맞아들이는 데 최선을 다한다.

우선 면접하기 전에 서류를 꼼꼼히 본다. 많은 지원자 중 서류에서 눈에 띄는 몇몇 지원자들이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인 · 적성검사 점수도 훌륭했고,서류상 외모도 준수했다. 학교 성적이 우수했고,외국어 점수도 좋았다. 자기소개서 역시 충실하게 적었기 때문에 서류 검토 때부터 기대가 됐다.

드디어 면접날 그 지원자가 들어왔다. 사진대로 외모도 깔끔하고 인상이 좋았다. 그런데 너무 많은 긴장을 했는지 그 지원자가 경련을 일으켰다. 온몸을 비롯해 얼굴이 마구 떨렸다. 말도 제대로 못했다. 식은땀을 흘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안타까운 마음에 필자 책상에 있던 물을 한 잔 따라서 직접 건네줬는데,그 지원자는 다리가 너무 떨려 제대로 걷지도 못할 뿐더러 손도 너무 떨어서 물이 다 쏟아지고,마시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결국 그 지원자는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불합격했다.

나 또한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긴장을 안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을 다 보여야 하는 결정적인 자리이니 만큼 얼굴엔 철판을 깔고,마음은 자신감으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자신의 무대라 생각하고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자리가 되려고 노력했어야 할 것 같다.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면 청심환을 먹든지 마인드 컨트롤이나 명상,단전호흡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동원해서라도 후회 없는 면접자리가 되는 게 좋지 않았을까. 다른 회사에 이미 입사했을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자신있는 자세로 면접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싶은 아쉬운 인재였다.

요즘은 외모도 중요하다. 성형수술이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뜻하는 게 아니다. 자신감 있는 표정,앉아 있는 자세,자신에게 질문을 하지 않을 때도 미소를 계속 짓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얼굴도 찡그린 얼굴보다는 웃는 얼굴이 더 나아보인다는 것은 일반 상식이다. 웃고 있는 얼굴은 회사에도 좋은 기운을 준다는 느낌을 보여줄 수 있으며,면접받는 사람이 가진 마음의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면접에서 학교 성적,토익(TOEIC) 및 다른 외국어 시험 성적,아르바이트 또는 경력들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경력직이 아닌 이상 합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는 아니다. 미천한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면접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았다. 모든 예비 신입사원들 파이팅!

윤지현 세진중공업 상무 apriljihyun@sejinheav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