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90개 은행을 대상으로 벌인 2차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8개 은행은 물론 간신히 기준을 통과한 16개 은행도 자본확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핵심 기본자본비율(CT1) 하한선을 5%로 설정한 이번 테스트에서 8개 은행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이들이 5%를 맞추는 데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는 25억유로로 집계됐다고 테스트를 시행한 유럽은행감독청(EBA)이 발표했다.

그러나 휘 반 스티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사실상의 합격선은 6%"라며 "이번 결과는 각국 은행감독당국으로 하여금 턱걸이한 은행들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런던에 있는 에스피리토산토 투자은행의 조지프 디커슨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도 "시장은 5~6% 비율을 기록한 은행들에 자본확충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테스트에서 CT1이 5~6%를 기록한 은행은 모두 16개였다.

이번 테스트는 △유럽 경제성장률 -0.5% △유럽 증시 15% 하락 △은행의 단기 보유 목적 상품유가증권으로 회계 처리되는 국채에서 일부 손실이 발생하는 등의 위험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는 25% 손실이 발생한다는 가정치를 적용했다.

JP모건은 이번 테스트 결과를 분석한 결과 90개 은행 전체의 CT1을 7% 이상으로 높이려면 총 410억유로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27개 대형 은행에 한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CT1 7% 기준을 충족하려면 총 800억유로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JP모건은 덧붙였다.

☞ 핵심기본자본비율(CT1)

core tier ratio 1.국제결제은행(BIS)은 은행 자기자본을 핵심자본과 보완자본으로 구분한다. 납입자본금 이익잉여금 등 핵심이 되는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것이 CT1(티어1)이다. 후순위채 대손충당금 등은 보완자본(티어2)으로 분류된다. 두 자본을 합한 비율이 8%를 넘어야 자본 건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 최근 유럽은 CT1 수준을 높이도록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