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와 롯데아사히주류가 각각 벌이고 있는 와인사업을 오는 11월 말께 롯데주류로 합친다. 지난 2월 이재혁 사장이 롯데 계열 주류 3총사인 칠성음료 · 주류 · 아사히주류의 대표이사를 함께 맡은 이후 첫 번째로 이뤄지는 사업 조정이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롯데아사히주류 와인사업부 직원들이 파견 형식으로 롯데주류로 자리를 옮겨 함께 근무하고 있다"며 "인력 교류와 정보 공유,영업망 통합 작업을 거쳐 11월 말쯤 사업부 이전 형식으로 두 회사의 와인사업을 합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롯데주류는 국산 와인 브랜드인 마주앙을 생산 · 판매하고,카르멘(칠레),반피(이탈리아),펜폴즈(호주),켄우드(미국) 등 480여종의 와인을 수입 ·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옐로테일(호주)과 산타캐롤리나(칠레) 등 280여종을 수입 · 유통하고 있으며 작년에 1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단순 합산한 양사의 지난해 와인 매출은 520억원으로,국내 와인 1위 업체인 금양인터내셔날(512억원)보다 많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롯데 계열 두 회사는 와인업계에서 규모와 영업력에서 모두 메이저급 회사"라며 "양사의 와인사업을 통합할 경우 그동안 부동의 업계 1위였던 금양인터내셔날과 선두 다툼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2009년 3월 두산주류(현 롯데주류)를 인수할 때부터 와인사업 통합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와인 부문이 두산주류 인수에 따라 계열사 간 중복되는 업무영역 중 사업 규모가 가장 크고 통합에 따른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논리였다.

롯데는 와인 부문 통합에 이어 롯데주류에서 사케(청주)사업을 떼어내 롯데아사히주류로 합칠 계획이다. 롯데 측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와인은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사업 규모가 큰 롯데주류로,사케는 일본 사정에 밝은 아사히주류로 각각 합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