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혼다 등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현대자동차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특히 쏘나타에 '격찬'을 쏟아냈다.

17일 자동차전문 뉴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이나바 요시미 도요타 미국법인 대표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쏘나타는 미국 시장에서 매우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며 "우리는 쏘나타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게이타로 혼다 대변인은 한술 더 떴다. 그는 "한국 모델은 우수한 품질과 적정 가격으로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쏘나타를 칭찬했다.

그는 "과거에는 '어코드 vs 캠리' 경쟁구도였는데 지금은 분명히 '어코드 vs 캠리 vs 쏘나타'의 구도가 됐다"고 했다.

자동차 업계는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현대차를 위협적인 경쟁자로 간주하지 않았던 도요타와 혼다의 반응을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토모티브뉴스의 릭 크란츠 편집장은 칼럼에서 "도요타 경영진과 혼다 대변인의 언급을 보면 현대차의 두각이 '반짝 등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란츠 편집장은 "7~8년 전만 하더라도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 도요타와 혼다가 너무 강력하고 품질경쟁력이 뛰어나 현대차는 미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제 일본차들이 현대차의 일거수일투족을 어깨너머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 자동차 리서치 회사인 에드먼드 관계자는 "캠리와 어코드가 10년 이상 미국 중형차시장을 장악해왔지만 현대차가 이제 이 게임에 들어왔고 도요타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메이커가 공개적으로 현대차를 격찬하기 시작한 것은 자동차시장의 최대 격전지 미국에서 쏘나타가 캠리와 어코드를 제치는 대역전극이 펼쳐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 시장에서 캠리 판매대수는 가장 많이 팔렸을 때인 2007년(32만7804대)의 31% 급감했다. 어코드는 같은 기간 28% 감소했다.

쏘나타는 지난해 19만6623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새로운 디자인과 뛰어난 연비가 강점이다. 쏘나타는 올 들어 6월까지 전년보다 29% 증가한 11만5014대가 팔렸다. 캠리의 판매대수는 4.4% 감소한 14만7469대에 그쳤다. 5월에는 월간 단위로 쏘나타의 판매대수가 캠리를 앞질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