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나사류 무역분쟁에서 최종적으로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 중국이 EU와의 WTO 분쟁에서 거둔 첫 승리다.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WTO 항소심 위원회는 EU가 중국산 나사 등에 대해 부과한 반덤핑관세가 WTO 무역규정에 어긋난다고 최종 판결했다.

세계 최대 나사 수출국인 중국은 매년 EU에 8억달러 규모의 볼트 너트 등 나사류를 수출해왔다. 그러나 EU가 2007년 말부터 중국 업체들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낮은 가격으로 수출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양국 간 무역마찰이 시작됐다.

EU가 2009년 1월 중국산 나사류에 대해 26.5~87%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같은 해 7월 이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다. 중국은 이와 별도로 EU산 나사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보복 조치도 시행했다.

WTO는 지난해 말 1심에서 중국의 손을 들어줬지만 EU가 즉각 항소해 이날 최종 판결을 내리게 됐다. WTO는"EU가 중국의 수출업체들을 개별 기업으로 다루지 않고 일괄적으로 반덤핑관세를 매긴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로 중국 기업들이 EU를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갖게 됐다"며 "WTO에 대한 신뢰도 더욱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