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를 구입하려던 송은수 씨(42)는 최근 시중은행 창구에 들러 상담을 받다가 깜짝 놀랐다. 1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연 4.8%로 '6개월마다 이자가 바뀌는 코픽스 대출금리(연 5.0%)'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17일 은행들에 따르면 만기 때까지 금리가 움직이지 않는 고정형 대출이자가 변동금리보다 통상 2%포인트 가까이 높았던 것이 바뀌어 최근에는 이자율이 역전되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려는 정부의 정책 의지가 반영돼 고정금리가 떨어진 반면 변동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영향받아 최근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코픽스 대출이자에 대해 종전보다 소폭 오른 연 4.2~5.6%(신규 취급액 · 6개월 변동 기준)를 18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고시된 6월 코픽스가 오른 것을 반영했다. 양도성 예금증서(CD) 연동형 대출금리도 연 5.29~6.59%로 결정했다. 반면 이 은행의 10년 이상 고정금리형 대출이자는 연 4.8~5.3%로 CD 연동 대출금리보다 낮다.

외환은행도 비슷하다. 변동금리인 코픽스 대출 금리는 현재 연 4.63~5.75%를 적용해 고정형 대출금리(연 4.99~5.84%ㆍ최초 5년 고정형)보다 다소 높지만, 실제로는 고정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는 신용도와 거래관계 등을 감안해 결정하기 때문에 최저 금리를 적용받는 것이 매우 어려운 반면 고정금리는 대부분 고객들이 최저 금리를 적용받는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