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운용사 최초로 캐나다 3대 상장지수펀드(ETF) 회사인 베타프로(BetaPro)자산운용과 호주 자산운용사를 동시에 인수했다.

본지 7월4일자 A1, 27면 참조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베타프로 지분 85%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베타프로는 액티브 ETF 운용사인 알파프로(AlphaPro)와 호주에 위치한 베타셰어(BetaShares)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미래에셋운용은 캐나다와 호주를 포함한 해외 법인을 8개로 늘렸다. 시장도 이미 진출한 글로벌 액티브펀드에 이어 인덱스펀드까지로 확대했다.

◆캐나다 호주 동시 진출

베타프로는 '호라이즌'이라는 ETF 상품을 보유한 캐나다 3위의 ETF 운용사다. 2005년 설립된 후 캐나다 최초로 레버리지,인버스,천연가스 ETF 등을 출시하면서 ETF 수(70개)와 하루평균 거래대금에서 최고 운용사(약 51%)로 도약했다. 미래에셋은 자회사를 포함한 베타프로 지분 85%를 인수하는 대가로 1억2750만캐나다달러(140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은 이번 인수를 통해 선진시장인 캐나다와 호주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베타프로는 미래에셋 미국 현지법인과 협력해 미국시장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과 홍콩에 상장된 미래에셋 타이거 ETF 운용 자산은 약 1조2000억원이다. 호라이즌 베타프로와 호주의 베타셰어 운용 자산 3조3000억원을 합하면 미래에셋 ETF 운용 자산은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하게 된다. 여기에 기존 해외 펀드의 액티브 운용 자산까지 더하면 해외 법인 운용 자산 규모는 총 14조4000억원을 넘는다.


◆"추가 M&A도 고려"

애덤 펠레스키 베타프로 최고경영자(CEO)는 "미래에셋 전체 ETF 운용 자산이 3년 내 10조원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머징시장 전문가인 미래에셋의 노하우와 북미와 호주시장에서 기반을 쌓은 베타프로의 차별화된 ETF 상품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ETF 시장은 연평균 30.2%씩 성장할 정도로 급격히 발전했다. 캐나다 ETF 시장도 연평균 25.4% 불어나는 등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호주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호주의 천연자원과 인구 및 경제 성장을 감안하면 향후 ETF 시장도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박 회장은 "베타프로 현 경영진을 신뢰하고 함께 일하는 데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와 호주의 안정적인 시장에 노출도를 높이고 현지의 우수한 인재를 영입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이번 인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글로벌 경영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재 중국 본토에서는 법인 설립을 위한 인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인도네시아 진출도 추진 중이다. 박 회장은 "추가적인 기업 인수 · 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며 "5년 내 해외 운용 자산 50조원을 포함해 미래에셋 운용그룹의 글로벌 운용 자산 규모를 100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