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무더위 시작이다. 휴가와 방학에 어디서 피서를 해야 할지 정하지 못했다면 국립공원을 눈여겨보자.무더위를 단숨에 날려버릴 수많은 계곡과 폭포가 기다리고 있다. 전국의 국립공원에는 27곳의 일반 야영장과 15곳의 자동차 야영장이 있어 더욱 편리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knps.or.kr)이 추천하는 '국립공원 계곡 휴양지 50선'을 소개한다.

경북 영주시 순흥면 배점리 배점마을에서 초암사로 올라가는 길.울창한 숲 사이로 시원한 물줄기가 우당탕퉁탕 흘러내린다. 소백산 비로봉과 국망봉 아래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초암사를 지나면서 만들어놓은 2㎞ 길이의 죽계구곡(竹溪九曲)이다. 조선 영조 4년(1728년) 순흥부사로 부임한 신필하가 기암괴석과 너른바위를 휘감으며 떨어지는 절경에 반해 굽이마다 금당반석,청운대,용추비폭,이화동 등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같은 소백산 자락이지만 충북 단양에 속하는 남천계곡은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아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여름철에 딱 한 달만 개방되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지난 16일부터 이용객을 받기 시작해 다음달 25일까지 개방한다. 남천계곡에는 텐트 120동을 칠 수 있는 야영장까지 있어 친자연적인 휴가를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지난달 슬로시티로 지정된 경북 청송의 명물인 달기약수탕에서 월외폭포에 이르는 약 3㎞의 월외계곡은 국립공원 중에서도 가장 오지라고 할 수 있는 너구동마을로 안내한다. 시원한 폭포수로 더위를 날리고 탄산 · 철 성분이 함유돼 있어 위장병과 피부병 치료에 좋다는 달기약수로 만든 닭백숙으로 원기를 보충하면 어떨까.

가야산 홍류동계곡은 경남 합천8경의 하나다. 기암괴석에 부딪히는 물소리가 고운 최치원의 귀를 먹먹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올 정도로 물 소리가 힘차다. 최치원이 갓과 신발만 남겨두고 우화등선(羽化登仙)했다는 전설의 농산정에도 가보자.



신선 이야기는 내장산에도 있다. 내장산의 최고봉은 신선봉(763m)이고,신선봉과 까치봉 사이에 형성된 금선계곡 맨 위쪽에는 금선(金仙)폭포가 있다. 금선폭포에서 목욕재계한 수도자들이 1000일 기도를 드리고 신선이 됐다는 이야기도 전해내려 온다. 내장산 남창계곡에는 신선들이 숨어 살았다는 은선동계곡이 있다.

북한산의 계곡도 심산유곡 못지않다. 밤골계곡은 1급수에만 사는 버들치가 서식할 만큼 맑고 깨끗하다. 계곡 길을 따라 탐방로가 나 있어 접근하기도 쉽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는 가야산 계룡산 소백산 내장산 덕유산 변산반도 등 국립공원 15곳의 계곡과 특징,먹을거리,볼거리,숙박장소,놀거리,인근 야영장과 오토캠핑 여부 등을 상세히 안내하는 별도 사이트가 마련돼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