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지난 4월 내놓은 고정금리형 모기지론을 7250억원(8670건)어치 판매했다. 국민은행의 고정금리 모기지론은 주택 구입자금으로 한정됐는데도 출시 2주 만에 147억원어치가 계약됐다. 농협 역시 이달 중 저리의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변동형 대출금리만 상승세

시중은행들이 최근 들어 전략적으로 저리의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말 '6 · 29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 고정금리 · 비거치식 대출 비중을 현재의 5%에서 2016년까지 30%로 늘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선 고정금리형 대출상품 확대가 '발등의 불'이 됐다. 고정형 대출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를 확대하고 변동형 한도를 축소하는 정책 방향도 소비자들이 고정형 대출을 찾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반면 변동금리형 대출상품 이자는 계속 오르는 추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달 연 3.25%로 인상됐고,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91일물)은 5월 말 3.46%에서 최근 3.59%까지 올랐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중 · 장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고정형 대출이자가 변동형보다 낮아진 최근 현상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신규보단 잔액기준 코픽스 대출

대표적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코픽스 대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고객의 70~80%가 선택하던 '신규취급액 기준' 대신 '잔액 기준' 코픽스가 대세다. 금리면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잔액 기준보다 오히려 높아진 탓이다.

하나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금리(6개월 변동 기준)는 연 4.48~5.98%인 반면 잔액 기준은 연 4.29~5.79%다. 같은 조건이라면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0.19%포인트 저렴하다. 우리은행 역시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금리가 연 3.73~5.67%로,신규취급액 기준(연 4.0~5.64%)보다 최고 연 0.27%포인트 낮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금리를 더 빨리 반영하는 구조여서 최근 많이 올랐다"며 "변동형 대출을 받는 고객들이 대부분 잔액 기준 코픽스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도상환수수료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가 거의 사라져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금리 상승기에 이자부담이 늘어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3,4년 뒤에 중대형 주택 등으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많이 내야 할 수도 있다. 급여이체,신용카드 사용,공과금 자동납부 등으로 금리우대 혜택을 많이 받고 있는 경우에도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여전히 유리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