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갖춘 中企 잡아라"…대기업 '스몰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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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MRIㆍ엑스레이 장비업체 인수 추진
삼성SDS, 3개 업체 M&A
조선은 플랜트 기업 '눈독'
신사업·사업 다각화 전략
삼성SDS, 3개 업체 M&A
조선은 플랜트 기업 '눈독'
신사업·사업 다각화 전략
국내 대기업들이 기술력을 갖춘 알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M&A(인수 · 합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사업 진출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다. '스몰딜'이 기업들의 기존 사업 수직계열화와 주력 사업 보강을 위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스몰딜 앞장서는 삼성
국내 M&A 시장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이 스몰딜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국내 바이오벤처 1호 기업이자 최대 초음파 진단기 업체인 메디슨을 약 30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MRI(자기공명영상) 스캐너와 엑스레이 장비 업체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조재문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연구위원은 인수 대상으로 의료장비 분야를 거론하며 "일부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분야에 투입하는 금액은 1조2000억원.2020년까지 투자를 완료해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독일 지멘스,네덜란드 필립스와 같은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로 변신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4월 치과용 전문 엑스레이 업체인 레이를 사들이기도 했다.
삼성SDS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소프트웨어업체인 티맥스코어를 인수한 뒤 올 3월까지 3개의 소규모 기업 M&A를 성사시켰다. 물류컨설팅 회사(EXE C&T)부터 IT엔지니어링 업체(미라콤아이앤씨)까지 다양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신사업 진출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규모 M&A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라며 "특히 의료기기 사업과 관련된 기업 인수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짜 플랜트 업체를 잡아라"
대기업들이 플랜트 관련 업체를 주목하고 있는 점도 국내 M&A 시장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자리잡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중동을 중심으로 석유화학과 발전 플랜트 발주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세계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플랜트 관련 산업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랜트 업체 인수엔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앞장서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업체인 대경기계기술 인수를 검토 중이다. 이달 초부터 예비실사를 벌였다. 육상플랜트 사업 진출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조선은 이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대경기계 인수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혀 검토 사실을 확인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13일 산업용 보일러 설비 전문업체인 신텍의 지분 27%를 인수했다. 주력 사업인 해양플랜트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비조선업체들의 플랜트 사업 강화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플랜트 제작업체인 성진지오텍에 이어 일본 폐열 발전회사인 제네시스 지분 51%를 인수했다. GS글로벌도 작년 말 화공기기와 발전설비 제조에 나서기 위해 DKT를 인수했다.
스몰딜은 조 단위의 큰돈을 투자해야 하는 빅딜에 비해 자금조달이 쉽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만 국내에서 70~80건의 스몰딜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국계 IB업체 대표는 "앞으로 스몰딜 위주로 그룹의 외형을 키우고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대기업이 더욱 늘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김현예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