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케스너 "아모레퍼시픽 성공 사례 MBA서 최고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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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위크 선정 최고의 MBA 교수 아이디 케스너(美 인디애나 大)
"中 진출 선택한 서경배 사장 글로벌 시장 공략 모범 보여"
成大 주선으로 訪韓 특강…"한국 기업들 혁신 지속해야"
"中 진출 선택한 서경배 사장 글로벌 시장 공략 모범 보여"
成大 주선으로 訪韓 특강…"한국 기업들 혁신 지속해야"
"학생들이 이제 막 로컬 화장품회사에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아모레퍼시픽에 컨설팅을 한다고 합시다. 서경배 사장에게 프랑스 미국 중국 중 어느 시장을 권하겠습니까?"
교수의 질문에 학생들은 세 그룹으로 나눠 서로가 선택한 시장의 장점과 성장성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화장품의 본산인 프랑스에서 성공해야 세계에서 통한다" "세계의 시장인 미국 공략이 성공의 지름길"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간다. 비즈니스위크 선정 미국 18위 경영전문대학원(MBA)인 인디애나대 켈리스쿨의 경영전략 수업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광경이다.
아이디 케스너 켈리스쿨 교수(53 · 연구부학장)는 '아모레퍼시픽:지역에서 글로벌로(AmorePacific · From Local to Global Beauty)'라는 이 강의 등 실제 기업 모델들을 활용해 MBA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케스너 교수는 켈리스쿨과 제휴를 맺고 있는 성균관대 비즈니스스쿨(SKK GSB)을 2009년부터 매년 방문해 특강을 하고 있다. 이번 방한에선 SKK GSB의 주선으로 아모레퍼시픽 본사를 18일 방문,서 사장을 비롯한 200여명의 임직원들에게 아모레퍼시픽 연구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기업경영환경 등에 관해 강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업성장의 모범"
케스너 교수는 강연을 마치고 서 회장과 잠깐 면담을 가진 직후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바쁜 일정 탓에 점심시간에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생수 몇 모금만 마시면서 강연시에 보여준 쾌활한 모습을 이어갔다.
케스너 교수는 "아모레퍼시픽은 조그만 로컬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해외시장 개척까지 성공한 전형적인 모델로 학생들에게 강의하기에도 아주 적합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뷰 직전 서 사장과의 면담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묻자 케스너 교수는 "주로 내가 배우는 자리였다"며 웃었다. 그는 "서 사장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공략 현황과 데이터 분석 전략 등을 설명해줬는데 현재 미국의 MBA스쿨들이 실제로 가르치는 이론과 거의 일치해 놀랐다"고 전했다.
케스너 교수는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쓰이는 CAGE 분석 모델에 딱 맞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CAGE 모델은 스페인 IESE MBA스쿨의 판카즈 게마왓 교수가 개발한 모델로,C(문화 · cultural) A(행정 · administrative) G(지리 · geographic) E(경제 · economic) 등 네 가지 거리를 해외 진출 전략에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성공해 나가고 있는 것은 이 모델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도 수업 중에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장 많이 내놓는다"며 "이는 중국이 문화적으로나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장 가깝고 경제체제 역시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특히 중국과의 거리가 가깝기도 하지만,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중국인들의 소비 패턴과 생활 양식을 적극적으로 분석한 것이 성공의 열쇠였다"고 진단했다.
◆끊임없는 혁신으로 지속성장 발판 마련
케스너 교수는 이어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7가지 경영환경 트렌드 변화에 잘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개입 증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 △경쟁심화로 기업의 독점적 경쟁력 유지기간 감소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 부각 △변동성 · 불확실성 증대 △경제 중심의 아시아 이동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 확대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 등이다.
그는 "정부의 개입과 사회적 책임이 커지는 것은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선 단기적인 실적 향상에 급급하지 말고 고객은 물론 직원과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경쟁심화나 데이터 분석,변동성 확대 등 많은 과제들은 기업의 혁신으로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스너 교수는 "미국의 한 의류 매장이 옷을 고르는 현장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휴대용 카드결제기를 도입했더니 여성고객 매출은 변화가 없었지만 남자고객 매출은 단기간에 급증한 사례가 있다"며 "혁신은 이렇게 사소한 부분에서 여러 가지 실험과 시도를 해보면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지금까지 혁신을 지속하며 발전해왔지만 앞으로도 이런 자세를 유지하길 바란다"며 "한국 제품의 품질은 세계 사람들이 잘 알기 때문에 앞으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에 주력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아이디 케스너 교수는
1958년생인 그는 중 · 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하고,21세 때인 1979년 미국 텍사스의 서던메솔로지스트대에서 학사를 취득했다. 25세 때인 1983년 인디애나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1995년까지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이후 현재까지 인디애나대에서 경영학 교수로 활동 중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3회,켈리스쿨에서 17회 티칭어워드를 수상했고 2000년 이후 매년 비즈니스위크의 '최고의 MBA 교수'에도 선정되는 등 세계 최고의 경영학 교수로 꼽힌다. 기업지배구조와 지속가능경영,인수 · 합병(M&A) 분야 전문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