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 근로자 반월공단…어린이집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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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이대론 안된다
교통·문화시설 개선…젊은이 끌어들여야
교통·문화시설 개선…젊은이 끌어들여야
경기도 반월산업단지 내 코리아써키트에서 일하는 이모 과장(35).기혼 여성인 그는 아이 낳는 게 두렵다. 인근에 어린이집이 없기 때문이다. 5297개 기업이 입주한 반월단지는 근로자 수가 13만771명(4월 말 기준)에 이르는 수도권 최대 중소기업 공단이다. 여성 근로자도 전체 근로자의 22.8%인 2만9779명에 달한다. 하지만 기혼 여성의 최대 과제인 육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공립 어린이집은 이 지역에 단 한곳도 없다.
같은 단지에서 2년 동안 근무한 미혼의 차지혜 씨(27)는 "친구가 찾아와도 산책할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차 한잔 마실 변변한 커피숍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전국 산업단지가 비슷하다. 여성 근로자 1만5102명이 일하는 시화산단과 1만9303명이 근무하는 남동산단 내 공립 어린이집은 각각 1개에 불과하다. 남동의 경우 고작 70명을 받아들일 수 있을 뿐이다. 문화생활은 꿈도 꾸지 못한다. 단지 내에 문화 전용 공연장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대중교통도 불편하다. 전철을 이용하려 해도 전철역에서 공장까지 연결되는 버스편이 마땅치 않다. 대부분 차를 장만해 출퇴근한다. 일부 기업이 통근버스를 운행하지만 노선이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공장 안은 물론 이면도로가 차로 가득 차 있다. 트레일러 트럭이 공장 안으로 진입하려고 해도 제대로 들어갈 수 없다. 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김재국 씨(52)는 "업체 진입로까지 차량이 주차돼 있어 공장 안으로 들어갈 땐 여러 번 핸들을 꺾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공장 건물이나 시설은 낡은 곳이 많다. 이렇게 열악하다 보니 젊은이들이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한다. 이병학 반월염색조합 이사장은 "젊은이를 입사시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젊은이들이 기피해 입주 업체들의 인력난은 심각해져만 간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진기우 산업단지공단 서부지역본부 본부장(52)은 "문화시설 어린이집 오피스텔 등 근로자의 기본적인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시설이 없다 보니 젊은이들이 산업단지에서 일하면서도 긍지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월산단의 지난해 생산액은 32조원,수출액은 59억달러에 달했다. 5년 사이 생산은 60%,수출은 47.5% 늘었다. '일터'로서는 제 기능을 하고 있으나 근로자의 사기를 올려준다는 측면에서는 빵점이다. 이제 공단도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이들이 모이고 이곳 중소기업들에도 생기가 돌 것이다.
반월 · 시화 · 남동산단=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같은 단지에서 2년 동안 근무한 미혼의 차지혜 씨(27)는 "친구가 찾아와도 산책할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차 한잔 마실 변변한 커피숍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전국 산업단지가 비슷하다. 여성 근로자 1만5102명이 일하는 시화산단과 1만9303명이 근무하는 남동산단 내 공립 어린이집은 각각 1개에 불과하다. 남동의 경우 고작 70명을 받아들일 수 있을 뿐이다. 문화생활은 꿈도 꾸지 못한다. 단지 내에 문화 전용 공연장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대중교통도 불편하다. 전철을 이용하려 해도 전철역에서 공장까지 연결되는 버스편이 마땅치 않다. 대부분 차를 장만해 출퇴근한다. 일부 기업이 통근버스를 운행하지만 노선이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공장 안은 물론 이면도로가 차로 가득 차 있다. 트레일러 트럭이 공장 안으로 진입하려고 해도 제대로 들어갈 수 없다. 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김재국 씨(52)는 "업체 진입로까지 차량이 주차돼 있어 공장 안으로 들어갈 땐 여러 번 핸들을 꺾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공장 건물이나 시설은 낡은 곳이 많다. 이렇게 열악하다 보니 젊은이들이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한다. 이병학 반월염색조합 이사장은 "젊은이를 입사시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젊은이들이 기피해 입주 업체들의 인력난은 심각해져만 간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진기우 산업단지공단 서부지역본부 본부장(52)은 "문화시설 어린이집 오피스텔 등 근로자의 기본적인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시설이 없다 보니 젊은이들이 산업단지에서 일하면서도 긍지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월산단의 지난해 생산액은 32조원,수출액은 59억달러에 달했다. 5년 사이 생산은 60%,수출은 47.5% 늘었다. '일터'로서는 제 기능을 하고 있으나 근로자의 사기를 올려준다는 측면에서는 빵점이다. 이제 공단도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이들이 모이고 이곳 중소기업들에도 생기가 돌 것이다.
반월 · 시화 · 남동산단=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