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마진거래 '사행성 게임' 성행] 濠달러 대비 英파운드 등락에 '베팅'…승률 50%지만 수수료 감안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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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마다 승패 엇갈려…뚜렷한 단속 규정 없어
18일 서울지하철 4호선 이수역 인근의 번화가. '1일 3만원으로 300만원 만들기 도전' '승률 50%,대박의 꿈' '신입회원 선착순 50명에게 5만원 현금 지급' 등의 광고문구가 나붙어 있다. 'FX렌트 실천체험장'이라는 매장에 들어서자 모니터가 2개씩 설치된 9대의 컴퓨터가 보였다. 업주는 "10분마다 베팅해 수익금이 바로 계좌로 입금된다"며 "'바다이야기' 이후 이런 게임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일단 5000원이나 5만원 단위로 베팅할 수 있지만 베팅 건수를 늘릴 경우 한 차례에 수백만원까지 베팅할 수 있다. 매장은 텅 비어 있었지만 업주는 "지금도 영업점 고객 6명 정도가 인터넷을 통해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게임 요령만 배우면 인터넷으로 할 수 있어 영업점에 나오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이겨도 수수료 10% 내야
이 게임은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의 상대 가치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참가자는 10분 단위로 파운드화의 호주 달러화 대비 등락 여부를 예측한다. 방향이 틀리면 베팅금을 모두 날린다. 맞히면 본사와 영업점에 지불하는 수수료 10%를 제외한 베팅금액의 90%를 수익금으로 받는다. 명목상 승률은 50%지만,수수료를 감안하면 게임을 많이 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다.
조정식 FX렌트 대표는 "본사가 거래하는 FX마진거래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빌려주는 형식이어서 'FX렌트'로 이름을 붙였다"며 "본사 FX마진거래와 참가자들의 베팅이 관계가 있으므로 현행법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들로선 최소 5000달러인 증거금 부담 없이 FX마진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가 FX마진거래 전문가들의 해석은 다르다. FX마진거래는 해당 통화의 등락률에 따라 이익금과 손실금 규모도 달라지는 반면,이 게임은 등락률에 관계없이 단순히 방향성만 맞히면 베팅금액만큼을 따거나 잃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레버리지가 반영되지 않고 수익 및 손실금이 실시간으로 오가는 점도 FX마진거래와 다른 만큼 일종의 사행성 게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검찰 6개월째 내사 중
영업점주들은 이런 영업행위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 영업점주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금감원은 해당 사업행위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2월부터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2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본사에 가입비를 내고 영업을 시작한 점주들의 피해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조 대표는 "만약 제재를 받아 사업을 접게 되면 점주들에게 가입비를 돌려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처벌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닌 데다 수익을 보장해주며 돈을 모집한 것으로도 볼 수 없어 자본시장법을 적용할 근거가 없다"며 "참가자의 돈으로 실제 FX마진거래를 하는 것도 아니어서 외환거래 관련법 적용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일단 5000원이나 5만원 단위로 베팅할 수 있지만 베팅 건수를 늘릴 경우 한 차례에 수백만원까지 베팅할 수 있다. 매장은 텅 비어 있었지만 업주는 "지금도 영업점 고객 6명 정도가 인터넷을 통해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게임 요령만 배우면 인터넷으로 할 수 있어 영업점에 나오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이겨도 수수료 10% 내야
이 게임은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의 상대 가치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참가자는 10분 단위로 파운드화의 호주 달러화 대비 등락 여부를 예측한다. 방향이 틀리면 베팅금을 모두 날린다. 맞히면 본사와 영업점에 지불하는 수수료 10%를 제외한 베팅금액의 90%를 수익금으로 받는다. 명목상 승률은 50%지만,수수료를 감안하면 게임을 많이 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다.
조정식 FX렌트 대표는 "본사가 거래하는 FX마진거래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빌려주는 형식이어서 'FX렌트'로 이름을 붙였다"며 "본사 FX마진거래와 참가자들의 베팅이 관계가 있으므로 현행법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들로선 최소 5000달러인 증거금 부담 없이 FX마진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가 FX마진거래 전문가들의 해석은 다르다. FX마진거래는 해당 통화의 등락률에 따라 이익금과 손실금 규모도 달라지는 반면,이 게임은 등락률에 관계없이 단순히 방향성만 맞히면 베팅금액만큼을 따거나 잃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레버리지가 반영되지 않고 수익 및 손실금이 실시간으로 오가는 점도 FX마진거래와 다른 만큼 일종의 사행성 게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검찰 6개월째 내사 중
영업점주들은 이런 영업행위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 영업점주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금감원은 해당 사업행위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2월부터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2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본사에 가입비를 내고 영업을 시작한 점주들의 피해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조 대표는 "만약 제재를 받아 사업을 접게 되면 점주들에게 가입비를 돌려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처벌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닌 데다 수익을 보장해주며 돈을 모집한 것으로도 볼 수 없어 자본시장법을 적용할 근거가 없다"며 "참가자의 돈으로 실제 FX마진거래를 하는 것도 아니어서 외환거래 관련법 적용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