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 사사건건 '사분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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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硏소장 막판 뒤집고…무상급식 투표·KTX 놓고 갈등
親朴 '최경환 여硏소장' 카드
"계파 나눠먹기" 나경원 반발
소장파 정두언으로 절충
親朴 '최경환 여硏소장' 카드
"계파 나눠먹기" 나경원 반발
소장파 정두언으로 절충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또 파열음을 일으켰다.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홍준표 대표와 원희룡 유승민 최고위원이 정면으로 맞붙은 데 이어 이번엔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과 사무부총장 자리를 놓고 계파 간 힘겨루기로 사실상 내정됐던 인사가 막판에 뒤집히면서 당 내외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은 18일 공석인 여의도연구소장에 정두언 의원(재선)을,차기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제1사무부총장에는 친박근혜계인 이혜훈 의원(재선)을 각각 임명했다. 제2사무부총장 자리는 친이명박계 이춘식 의원(초선)이 맡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인선은 홍 대표가 친박계에 약속했던 '최경환 여연소장' 카드를 뒤집는 안이어서 친박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홍 대표는 당초 사무총장직에 자신의 측근인 김정권 의원을 앉히는 대신,그동안 친박계가 맡아왔던 제1사무부총장직과 함께 여연소장직을 친박계에 배려한다는 인사 원칙을 세우고 유 최고위원의 협조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범 중립성향인 나경원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또다시 당직 인선을 친이 · 친박 몫 몇 자리로 가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인선안을 정면으로 막아서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나 최고위원은 제1사무부총장직을 소장파나 중립성향 의원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유 최고위원과 갈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고위는 절충안으로 여연소장에 소장파의 리더격인 정 의원을 선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둘러싸고도 한나라당 지도부는 사분오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당은 적극 지지하고 모든 시민이 투표에 참여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은 본격화됐다.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고 있는 유 최고위원은 "먼저 당의 합의가 있어야 그것을 바탕으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찬성과 반대를 할지가 결정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갈등으로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비용도 상당히 드는 만큼 이 국면에서는 한발씩 양보해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게 최선"이라며 주민투표 실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친이계 성향의 원 최고위원은 "당이 소극적으로 엉거주춤할 게 아니라 투표율 제고를 위해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최고위원도 "당은 전부에게 공짜로 주는 것을 반대하는 '선별적 복지'를 주장했다"며 주민투표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에서 이 의장의 정부 비판 발언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의장이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KTX 사고와 관련,"KTX가 '고속철'이 아닌 '고장철'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고 말하자,홍 대표는 "야당 정책위의장인지 여당 정책위의장인지 모르겠다"며 면박을 줬다. 홍 대표와 이 의장은 홍 대표가 취임 직후 서민특위위원장을 직접 맡아 서민정책을 직접 챙긴다고 발언한 이후 줄곧 갈등을 빚어왔다.
이처럼 한나라당 지도부가 사사건건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당내외에선 지도부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당의 위기 상황인데 당 지도부가 인사문제를 가지고 매일 싸워대니 지역구에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다"며 "젊은 지도부에 기대를 걸었던 만큼 구태를 반복하는 모습에 더 큰 실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
한나라당은 18일 공석인 여의도연구소장에 정두언 의원(재선)을,차기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제1사무부총장에는 친박근혜계인 이혜훈 의원(재선)을 각각 임명했다. 제2사무부총장 자리는 친이명박계 이춘식 의원(초선)이 맡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인선은 홍 대표가 친박계에 약속했던 '최경환 여연소장' 카드를 뒤집는 안이어서 친박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홍 대표는 당초 사무총장직에 자신의 측근인 김정권 의원을 앉히는 대신,그동안 친박계가 맡아왔던 제1사무부총장직과 함께 여연소장직을 친박계에 배려한다는 인사 원칙을 세우고 유 최고위원의 협조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범 중립성향인 나경원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또다시 당직 인선을 친이 · 친박 몫 몇 자리로 가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인선안을 정면으로 막아서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나 최고위원은 제1사무부총장직을 소장파나 중립성향 의원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유 최고위원과 갈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고위는 절충안으로 여연소장에 소장파의 리더격인 정 의원을 선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둘러싸고도 한나라당 지도부는 사분오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당은 적극 지지하고 모든 시민이 투표에 참여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은 본격화됐다.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고 있는 유 최고위원은 "먼저 당의 합의가 있어야 그것을 바탕으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찬성과 반대를 할지가 결정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갈등으로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비용도 상당히 드는 만큼 이 국면에서는 한발씩 양보해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게 최선"이라며 주민투표 실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친이계 성향의 원 최고위원은 "당이 소극적으로 엉거주춤할 게 아니라 투표율 제고를 위해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최고위원도 "당은 전부에게 공짜로 주는 것을 반대하는 '선별적 복지'를 주장했다"며 주민투표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에서 이 의장의 정부 비판 발언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의장이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KTX 사고와 관련,"KTX가 '고속철'이 아닌 '고장철'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고 말하자,홍 대표는 "야당 정책위의장인지 여당 정책위의장인지 모르겠다"며 면박을 줬다. 홍 대표와 이 의장은 홍 대표가 취임 직후 서민특위위원장을 직접 맡아 서민정책을 직접 챙긴다고 발언한 이후 줄곧 갈등을 빚어왔다.
이처럼 한나라당 지도부가 사사건건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당내외에선 지도부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당의 위기 상황인데 당 지도부가 인사문제를 가지고 매일 싸워대니 지역구에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다"며 "젊은 지도부에 기대를 걸었던 만큼 구태를 반복하는 모습에 더 큰 실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