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중소형株…'6년 만의 랠리' 시동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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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째 대형株 지수 압도…성광벤드ㆍ태웅ㆍ태광 등 플랜트기자재로 매수 확산
"2005년 장기상승 때와 비슷"…"일시적 현상일 뿐" 분석도
"2005년 장기상승 때와 비슷"…"일시적 현상일 뿐" 분석도
중소형주가 들썩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나흘 연속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대형주는 하락했지만 중소형주는 올랐다. 하반기 경기 확장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중소형주가 장기간 대형주를 압도했던 2005년의 움직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소형주의 상승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까지 경기 확장 추세를 확신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적극적인 투자에는 유의할 것을 조언했다.
◆중형주 6거래일째 대형주 웃돌아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지수는 2081.86으로 1.01% 하락했다. 반면 중형주지수는 2549.05로 0.27% 오르며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형주지수가 대형주보다 나은 성적을 기록한 것은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째다. 이 기간에 대형주지수는 3.23% 떨어졌지만 중형주지수는 오히려 1.98% 올랐다. 소형주지수도 2.58% 상승했다.
지난달 바이오주의 강세로 불붙기 시작한 중소형주의 상승은 최근 플랜트 기자재 업체인 성광벤드 태웅 태광 하이록코리아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들 회사는 이달 들어서만 13.44%,16.67%,21.92%,17.63% 올랐다. 네오위즈게임즈와 CJ오쇼핑 등 코스닥 대장주도 연일 가파른 상승세다. 덕분에 중소형 주식을 대변하는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8% 상승하며 코스피지수(1.42%) 상승률을 압도했다.
김항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시장 분위기는 중소형주가 16개월간의 긴 랠리를 펼쳤던 2005년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며 "최근 3일간은 실적 개선 기대감까지 가세해 중소형주 강세가 더 탄력을 받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지표 좋아지면 장기 상승 기대
중소형주 랠리는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신용 위험이 빠르게 줄어들 때 본격화되는 경향이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날 당시에도 중소형주는 일시적으로 대형주를 능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적어도 부도는 나지 않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본격적인 주식 매수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의 랠리 장기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경기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월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동월비 상승률은 1.3%로 전월(1.1%) 대비 상승 전환했고 비우량 기업의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도 꾸준히 축소되면서 긍정적인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최근 경기와 신용위험 지표 움직임은 대형주 일부 섹터에 몰렸던 매수세가 다양한 섹터의 중소형주로 퍼져나가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날 테크노세미켐 케이씨텍 이수페타시스 고영 일진디스플레이 포스코켐텍 국도화학 성진지오텍 바이오랜드를 중소형주 가운데 추천주로 제시했다.
◆수급 변동에 따른 일시적 상승 가능성도
아직까지 중소형주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신용스프레드가 줄어들긴 했지만 금융위기 이전과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경기선행지수 반등도 본격화한 것으로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주 반등은 경기적인 요소보다 유동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이 대형주를 팔고 나가면서 중소형주가 기관과 개인의 일시적인 대안으로 부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04~2007년 중소형주 강세장이 펼쳐졌을 당시엔 펀드시장이 유례없는 활황을 보였고,지금과 달리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 개선이 상승을 주도했다며 이번엔 중소형주의 장기 상승 추세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