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11명이 대학 수학능력시험의 출제 · 검토 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기관 운영감사를 벌인 결과 2008~2011학년도 수능 시험 출제 위원 2명과 검토위원 9명의 자녀가 해당 연도에 수능 시험을 봤다"고 18일 밝혔다. 수능시험 출제 및 검토에 참여하는 위원 수는 한 해 600여명 수준이다. 수능 관리 규정엔 수능 응시 자녀가 있으면 시험 출제나 검토요원이 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들은 수능시험을 관리하는 교육과정평가원 측에 "응시 자녀가 없다"는 허위 확인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원 측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확인서에만 의존해 이들을 위원으로 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적발된 위원들을 통한 수능시험 문제의 사전 유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출제 위원들이 합숙 전 수험생 자녀에게 문제 유형을 알려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앞으로 수험생 학부모로 드러난 위원들을 수능시험 출제단에서 제외하라고 교육과정평가원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