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자사주 취득 결정으로 공모가(11만원)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잠재적 물량 부담 해소가 기대되서다.

대신증권은 18일 삼성생명에 대해 자사주 취득 결정으로 향후 주가 흐름이 긍정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 13만6000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15일에 주가 안정과 임직원 성과 보상 용도로 자사주 300만주 취득을 결정했다. 취득예정금액은 2844억원(주당 9만4800원)이며 취득기간은 이날부터 10월 17일까지 3개월 간이다.

강승건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생명이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던 이유는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잠재적 물량 부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생명보험산업의 특성상 업황의 변화 속도가 느리고 향후 대량으로 나올 지분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 이유가 없었던 상황이란 설명이다.

올해초만 해도 신세계는 IR(기업설명) 행사장에서 삼성생명 지분 매각을 언급했고, CJ의 대한통운 인수 의지도 삼성생명에 물량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강 연구원은 "현재 신세계 그룹은 예정된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없고, CJ제일제당(2.3%보유)은 대한통운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삼성생명 지분을 대상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것이 결정된 상황"이라며 "현재 유효한 잠재적 물량 부담은 공정거래법 개정 무산에 따라 9월 3일까지 금융회사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하는 CJ가 보유한 약 640만주(지분 3.2%)"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동안 투자자들이 삼성생명을 편입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가 더 낮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 삼성생명의 자사주 매입결정으로 투자자들이 더 이상 오버행(잠재 매물 부담)을 이유로 주식 매입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판단했다. CJ의 삼성생명 지분 처리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결국 삼성생명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주가 수준도 매력적이다. 강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평가이익이 세전 5.2%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2011회계년도 내재가치증감률(RoEV)은 13.9%에 이를 것"이라며 "삼성생명의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감안할 때 내재가치비율(P/EV) 0.8배와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는 매우 매력적인 가격"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