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병 후 하루하루가 축제와 같은 기쁨이에요."

침샘암으로 투병중인 소설가 최인호(66)가 3년 간의 은둔 생활을 마치고 독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16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최인호의 신작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여백출판사) 사인회가 열렸다. 마지막 장마비가 쏟아졌지만 독자들은 긴 행렬을 이루며 작가를 환영했다.

사인회는 70분 동안 진행됐다. 투병 중인 최씨는 목을 감싸는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나 가끔 탁한 목소리를 내는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독자들의 눈빛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신작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최 작가가 암 투병 중 2달간 집필해서 완성한 책이다. 작가는 집필 중 손톱과 발톱이 빠져 골무를 끼고 집필 할 만큼 혼신의 힘을 다했다.

책 발간 이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 작가는 "암은 최고의 선물" 이라며 "암 투병 3년 동안 많은 것을 깨달았고 얻었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암 투병으로 더욱 성숙해진 최 작가의 열정은 독자들에게 그대로 통했다. 신작 '낯익은 타인의 도시'는 는 발간 2달 만에 15만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씨는 신작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는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고통의 축제 속에서 쓴 작품이기 때문에 내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신작의 큰 인기에 최 작가는 일주일 전 갑자기 사인회를 결정했다. 완전하지 못한 작가의 건강상태를 염려한 출판사 사장의 만류도 최 작가의 고집을 꺽진 못했다.

사인회는 이달 말까지 23일 교보문고 서울 영등포점, 30일 대구점, 31일 부산점과 부산 영광도서점 등 주말마다 7차례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 사진 양지웅 기자 aile0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