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계동에 사는 직장인 김대영 씨(33)는 8월 초에 떠나는 여름휴가에 대비해 신용카드를 발급받기로 했다. 평소 신용카드는 안쓰고 체크카드만 써왔던 그였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으로 기름값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유할인 신용카드를 안쓰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기름값 할인 기간이 끝나 휘발유값이 ℓ당 2000원을 넘어서 체크카드만으론 안되겠다는 판단이 섰다. 김씨는 기왕이면 휴가철을 맞아 워터파크 할인과 대형마트 할인의 폭이 큰 카드를 고르고 있다.

한 달이나 이어졌던 장마가 끝났다.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이다. 물가가 크게 올라 부담이지만 신용카드를 잘만 쓴다면 수십만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휴가를 보낸다면 카드로 '반값 피서'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족 단위로 한 번은 찾게 되는 워터파크는 카드를 통해 1만~2만원 할인받을 수 있다. 1인당 입장료가 2만~4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반값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다음달까지 한강 뚝섬 · 여의도 수영장 입장권 1000원,왕십리 포시즌 25%,웅진 플레이도시 20~25%,곤지암 패밀리스파 10%,오션월드 20~30%,한화 워터피아 20% 등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캐리비안베이,오션월드 등 전국 24개 워터파크에서 입장권을 최대 35% 할인해준다.

롯데카드도 한화 설악워터피아 입장권 40%,보광 블루캐니언 30%,용평 피크아일랜드,비체펠리스,하피랜드,통도아쿠아환타지아,중흥골드스파 등에서 25~35% 할인해준다.

현대카드는 8월31일까지 캐리비안베이 입장료 30%를 할인해준다. 용평 피크아일랜드에서 25~50%,이천 테르메덴과 설악 워터피아,경주 스프링돔,덕산 스파캐슬 등에서는 30~50%까지 M포인트를 사용해 입장료 결제가 가능하다. 해수욕장 주변도 할인폭이 커졌다. 또 카드를 쓰면 파라솔,튜브,비치의자 등을 무료로 빌릴 수도 있다.

해외 여행을 가기 위해 국제선 항공권을 살 때도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1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신한카드는 7월31일까지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 신한카드로 항공권을 구매하면 구매금액에 따라 최대 10만원까지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서도 결제금액에 따라 최대 2만원을 캐시백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는 프리비아 홈페이지(privia.hyundaicard.com)를 통해 국제선 항공권을 최대 12%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휴가철 피서지로 차를 가지고 가려면 주유소에 들러 ℓ당 100원을 할인받아 보자.단 피서지 주변 물가는 비수기에 비해 오르게 마련이므로 미리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난 후 출발하는 것이 좋다.

농협의 'NH채움 모든5카드'는 모든 주유소,충전소 이용금액의 5%가 적립된다. 차량 정비나 수리 시에도 10% 채움포인트가 적립되고 자동차 무료정비(펑크 수리 및 안전점검 연 1회,워셔액 보충 연 10회) 서비스도 제공된다. 삼성카드의 '카앤모아카드'는 전월 실적이 20만원 이상이면 ℓ당 최대 1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O'는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ℓ당 60원 할인과 LPG 충전소 30원 할인 혜택을 준다. 롯데 드라이빙패스 카드는 전국 모든 주유소(LPG 포함) ℓ당 80원 할인,하이패스 이용요금 20% 할인,버스 · 지하철 · 택시 요금 10% 할인 등이 가능하다.

대형마트에선 하나SK카드의 '하나SK 터치원카드'를 쓰면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전월 실적 20만원 이상 일 때 전국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에서 이용금액 10만원당 5000원의 모바일 할인권 2장을 발송해주기 때문이다. 농협의 NH채움 쇼핑세이브 카드 역시 전월 실적에 따라 쇼핑 이용금액의 최고 10%까지 적립해 준다. 삼성카드의 '이마트 삼성 쇼핑앤모아카드'는 이마트 전국 매장에서 이용금액의 5%를 할인해 준다.

'KB국민 굿쇼핑 카드'는 쇼핑 관련 업종 이용 시 최고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옥션 KB국민카드'와 'KB국민 G마켓 플러스카드'를 활용하면 최대 10% 할인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의 '롯데 DC슈프림 카드'는 기름값과 생활비를 모두 아껴준다. 쇼핑 학원 의료 교통 뷰티 요식 등에서 업종별로 최고 10%,주유소에서 ℓ당 6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혜택이 많은 새로운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싶다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과열 마케팅에 제동을 걸고 있어 지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카드가 앞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카드는 또한 연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평소에 사용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