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세균이 토양과 물의 방사능 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허호길 환경공학과 교수(사진)팀이 '쉬와넬라균'의 이 같은 역할을 발견했다고 18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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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와넬라균은 육지와 물, 지하 등 어디에나 생존하며 환경에 따라 호흡 방식을 바꾸는 세균이다.

쉬와넬라균은 물에 녹는(용해성) '우라늄 6가' 이온으로 호흡하며,호흡 과정에서 우라늄 6가 이온이 물에 녹지 않는(불용성) '우라늄 4가' 이온으로 변한다.

연구팀은 쉬와넬라균이 우라늄 이온 전환 과정에서 균 외부막에 핑크빛 실타래 같은 물질을 형성하고,이 물질이 우라늄 6가 이온으로 만들어진 나노와이어(단면 지름이 1㎚ 정도의 극미세선) 형상의 불용성 결정체 광물인 것을 확인했다.

방사성 물질인 용해성 우라늄 이온이 지하수에 스며들어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기 전에,결정으로 만들어 이를 분리하면 방사능 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물질은 표면적이 넓어 일반 필터로 걸러낼 수 있을 정도로 여과 효율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또 우라늄 회수 과정에서 기존 독성물질을 유발하는 가공 공정 대신에 미생물을 넣어 고순도의 우라늄을 회수할 수 있는 친환경 공정 개발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허 교수는 "방사능 오염으로 인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오염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영국왕립화학회지에서 발간하는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