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손 충당금 더 쌓아 순이익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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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18개 은행 부행장 소집해 '압박'
충당금 과도할 땐 주주권익 침해 소지도
충당금 과도할 땐 주주권익 침해 소지도
금융감독 당국이 2분기 결산 중인 은행들에 대손 충당금을 대거 쌓으라고 지시했다. 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않으면 하반기 검사에서 여신 건전성 분류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집중 점검하겠다는 엄포까지 놨다. 감독당국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 규모를 사실상 줄이라는 메시지를 보냄에 따라 2분기 순이익 규모는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충당금 적립비율 문제 많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재무담당 부행장 회의를 소집해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대손 충당금 적립 비율 등과 같은 지표가 상당히 좋지 않다"며 "요주의나 정상으로 분류된 여신 중에서도 부실 우려가 있으면 과감하게 고정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지도했다. 은행업 감독 규정에 따르면 요주의 여신은 대출액의 10% 이상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하지만 고정으로 분류되면 20% 이상을 적립해야 해 그만큼 순이익이 줄어든다.
금감원은 앞서 2분기 및 반기 실적을 가결산 중인 은행들로부터 각종 계수를 제출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제출한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NPL Coverage Ratio)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평균 100%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엔 이 비율이 200% 수준이었는데 크게 떨어져 손실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특히 건설 및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과 관련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이처럼 강하게 나서는 것은 올해 은행 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자 '금감원이 과도한 이익을 방치한다'며 질타당할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순이익 예상치보다 줄 듯
은행들은 금감원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과도한 이익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실적에 크게 영향을 받는 금융지주사들의 2분기 실적도 시장의 예상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은 1분기에 92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KB금융(7575억원),우리금융(5407억원),하나금융(3895억원) 등의 순이었다. 증권사들은 이들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2분기에도 전 분기보다 약 10~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하반기에도 검사 등을 통해 건전성 분류가 적절한지 점검할 방침이어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 합계가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당초 예상도 빗나갈 공산이 커졌다.
은행들은 재무담당 부행장이 금감원에 불려갔다 온 이후 고민이 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예대마진에 의존해 과도한 이익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감독원까지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압박하고 있어 부담이 적지 않다"며 "충당금을 과도하게 쌓으면 주주들로부터 질책을 당할 것이고 적게 쌓자니 감독당국의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경영진들은 과도한 충당금 적립에 따른 외국인 주주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충당금 적립비율 문제 많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재무담당 부행장 회의를 소집해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대손 충당금 적립 비율 등과 같은 지표가 상당히 좋지 않다"며 "요주의나 정상으로 분류된 여신 중에서도 부실 우려가 있으면 과감하게 고정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지도했다. 은행업 감독 규정에 따르면 요주의 여신은 대출액의 10% 이상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하지만 고정으로 분류되면 20% 이상을 적립해야 해 그만큼 순이익이 줄어든다.
금감원은 앞서 2분기 및 반기 실적을 가결산 중인 은행들로부터 각종 계수를 제출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제출한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NPL Coverage Ratio)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평균 100%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엔 이 비율이 200% 수준이었는데 크게 떨어져 손실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특히 건설 및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과 관련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이처럼 강하게 나서는 것은 올해 은행 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자 '금감원이 과도한 이익을 방치한다'며 질타당할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순이익 예상치보다 줄 듯
은행들은 금감원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과도한 이익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실적에 크게 영향을 받는 금융지주사들의 2분기 실적도 시장의 예상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은 1분기에 92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KB금융(7575억원),우리금융(5407억원),하나금융(3895억원) 등의 순이었다. 증권사들은 이들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2분기에도 전 분기보다 약 10~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하반기에도 검사 등을 통해 건전성 분류가 적절한지 점검할 방침이어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 합계가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당초 예상도 빗나갈 공산이 커졌다.
은행들은 재무담당 부행장이 금감원에 불려갔다 온 이후 고민이 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예대마진에 의존해 과도한 이익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감독원까지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압박하고 있어 부담이 적지 않다"며 "충당금을 과도하게 쌓으면 주주들로부터 질책을 당할 것이고 적게 쌓자니 감독당국의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경영진들은 과도한 충당금 적립에 따른 외국인 주주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