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Master '지속가능경영'] (4·끝) 환경·상생을 기업 핵심가치로…경쟁사·협력사·고객도 동참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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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끝) 통신·전자기업의 진화
"제품 재활용 방법은?" 소비자 눈으로 스스로 질문
자사가 보유한 기술 활용해 사회공헌 프로그램 개발
지역사회·미래세대까지 기업의 이해관계자 확장
"제품 재활용 방법은?" 소비자 눈으로 스스로 질문
자사가 보유한 기술 활용해 사회공헌 프로그램 개발
지역사회·미래세대까지 기업의 이해관계자 확장
매년 세계적으로 4784개 기관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국내 통신 · 전자산업의 주요 기업들이 포함된 69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2003년 국내 4개 기업만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던 것을 고려하면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의 성향 변화에 민감한 통신 · 전자산업의 경우 다른 업종의 기업보다 지속가능경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성화 등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란과 환경문제 발생시 기업이 감내해야 하는 위험이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활발히 진행하는 통신 · 전자 분야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가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중심으로 뇌물,탈세,환경오염,허위 · 과대광고 등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국제시장 진입 자체를 차단하자는 '윤리 라운드(Ethic Round)'가 논의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외 통신 · 전자산업 사례
국내외 대표적인 통신 · 전자산업의 주요 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지속가능경영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이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이런 활동들을 알려왔다. 예컨대 영국의 통신 기업 브리티시텔레콤(BT)그룹은 매년 발간하는 사회환경보고서를 통해 전략적 의사결정을 고려한 이슈들,지속가능한 성과의 적용범위,경영프로세스상의 사업 잠재적 리스크 등 이해 관계자에게 중요한 정보들을 투명하게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통신 · 전자산업의 주요 기업들 또한 기업의 경제적 책임뿐만 아니라 윤리,상생,환경,사회공헌 등 각 분야별 사회 · 환경적 책임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자선과 사회공헌의 차원을 넘어 경제적 목적과 사회적 목적을 통합하는 사업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7년 지속경영 전담조직과 지속경영위원회를 발족한 하이닉스의 경우 올해로 네 번째로 발간하는 2011년 지속경영보고서에서 이해 관계자 시각 중심의 경제 · 임직원 · 환경 · 상생경영 · 지역사회 5대 이슈를 세분화한 내용을 담았으며,지속경영 성과요약표를 추가해 현재 관리하고 있는 지속경영의 정량적 성과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이론이 아닌 '경영의 진화'
통신 · 전자 분야 국내 기업들의 운영 실태를 조사하다 보면 기존에 추진해오던 혁신경영,품질경영,창조경영,프로세스경영,정도경영 등의 경영활동들이 새로운 경영이론이나 테마의 등장과 함께 별개 문제로 다뤄지거나 우선 순위에서 조정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경영은 기업들이 기존에 수행해오던 경영활동들을 필요 조건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이런 경영활동 간의 균형과 정렬을 요구한다. 지속가능경영은 새로운 경영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사회,환경을 포괄하는 기업 가치에 대한 관점과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패러다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통신 · 전자산업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지속경영 실행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1995년 출범한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의 경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코 효율성,혁신과 기술,생태계,지속 가능성과 시장,위험 등을 지속가능경영의 6대 핵심 주제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런 기준은 통신 · 전자 분야 기업들이 마주하는 투자자,임직원,고객,협력회사,지역사회,환경,미래 세대를 포괄하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위한 경영에 잘 부합하고 있다.
#효과적인 지속가능경영 추진방법
많은 생태자원과 에너지원(源)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제조공정,매년 수천억원 이상의 전기를 소모하고 있는 기반 환경,생산 중인 제품 · 서비스의 사회적 의미 등 지속가능경영은 통신 · 전자산업에 의미 있는 화두일 수밖에 없다. 이런 지속가능경영이 갖고 있는 의미만큼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여기서 지속가능경영을 초기에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몇 가지 원칙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우선 시작하라.비전과 전략을 세워 인력을 동원하거나 중대 발표를 하는 방식으로 한번에 대도약(quantum jump)하는 방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성공 사례를 보면 작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며,조직의 성숙도가 일정 수준에 이르렀을 때 이것을 경영철학으로 육성하고 '지속가능경영'이라는 단어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다. 작게 시작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지금 시작해야 한다.
둘째,고객과 함께 할 수 있는 실천 방안들을 우선 찾아라.통신 · 전자산업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소비자 성향 변화에 민감한 산업군 중 하나이며 고객과 관련된 실천방안들은 고객만족도,비용 절감,매출 증가 등 목표와 성과관리가 쉬울 수 있다. '자사 제품 · 서비스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가''자사 제품을 재활용하거나 재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꿀 수 있는가''고객이 폐기 처분한 제품을 생산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가' 등 핵심 이해 관계자인 고객의 눈으로 스스로 질문해보는 것이 실천의 시작일 수 있다. 제품 및 서비스가 갖는 사회 · 윤리적 측면의 고려,고객이 갖고 있는 사회 · 환경적 주제를 제품 및 서비스 혁신으로 연계하는 것이 지속가능경영의 실천이다.
셋째,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찾아라.예를 들어 통신 · 전자산업에 속한 대부분의 기업에는 정보격차 문제와 에너지 사용 절감 등을 위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기술을 혁신하는 것이 지속가능경영 활동의 시작일 수 있다.
넷째,경쟁사 · 협력사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통신 · 전자산업의 경우 최근 들어 제품생명 주기 단축이 가속화됨에 따라 제품개발 주기 단축과 표준화 등을 통한 공정개발 시간 단축 등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에 의해 버려지는 폐기물도 증가해 사회 ·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개별 기업이 해결해 나가기 어려운 문제는 경쟁사 또는 협력사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다섯째,기업의 이해 관계자를 투자자,임직원,고객으로 제한하지 말고 협력사와 경쟁사,지역사회,환경,미래세대로 확장된 관리 모델을 정립하라.
대부분의 기업이 경제적 성과에 초점을 둔 관리 방식에 익숙해 있다. 경제성과뿐만 아니라 협력사,경쟁사,지역사회 등을 포함하는 사회성과와 환경성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지속가능경영 실천의 하나일 수 있다.
이미 주요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고 있지만,규제 대응 차원의 소극적 자세보다는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서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이지은 액센츄어코리아 통신 · 전자산업 대표
ji-eun.lee@accen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