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제약사들은 2009년 정부의 '리베이트-약가 연동' 제도 실시 이후 제대로 된 영업활동을 하지 못한 채 위축돼 있다. 이어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등 계속된 약가 인하정책이 실시되며 수익성 악화와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운 환경속에 중외제약은 올 3월 JW중외제약으로 사명을 변경,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이다.

JW중외제약은 경기변동에 영향이 적은 전문의약품 중심의 매출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수액류는 인구의 고령화에 따라 점차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수액류는 정부의 필수의약품 약가 합리화에 힘입어 이 회사의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건강보험 재정 등 주변여건이 조금씩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정책리스크가 완화되며 업황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리베이트-약가 연동제도'가 정착되면 브랜드 가치를 지닌 상위 제약사가 결국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측면에서 꾸준한 연구 · 개발(R&D) 투자와 신약개발을 위한 도전을 지속해 온 JW중외제약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볼 만한 시점이다.

◆주력품목 부진을 신제품으로 만회

JW중외제약은 10대 제약회사에 포함되는 중견회사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실적이 부진하다. 주력 품목인 고지혈증치료제 '리바로'의 가격이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로 인해 인하됐고,위장운동조절제 '가나톤'도 2010년 특허가 만료되면서 약가인하와 제네릭(복제의약품) 경쟁에 직면해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은 또 수액을 중심으로 병원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데,정부의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인해 장점을 살릴 수 없는 제약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힘겨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신제품 출시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최근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트루패스'를 발매했고,지난 5월에는 고지혈증치료제 '리바로'의 복합제에 대한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아 향후 특허 만료에 대비하고 있다. 또 국내서 세 번째로 선보인 발기부전치료 신약 '제피드'가 올 연말 출시될 예정이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체치료제 '악템라'도 임상 3상을 완료해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제휴 통한 해외진출 모색

제약업은 수출이 전체 시장의 10% 안팎에 머물고 있는 전형적인 내수 중심 산업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과당경쟁으로 시장이 포화 상태라 대형사들은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역시 기술제휴나,해외임상,연구소 설립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선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 카바페넴 항생제와 수액제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 4월에는 페넴계 항생제의 수출증대를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우수의약품 품질관리기준인 cGMP 기준을 적용한 공장을 완공했다. 이미페넴은 2012년부터 노바티스 계열의 산도스를 통해 미국과 유럽시장으로의 수출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또 지난 5월 미국 FDA로부터 윈트(Wnt) 암 줄기세포재발억제제 'CWP231A'의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이 물질은 암세포가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특정 타깃 신호전달만 차단해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해 전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2년 말까지 임상 1상을 완료한 후 2상 시험을 거쳐 2016년 조기 신약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CWP231A가 신약으로 승인받는다면 세계적 혁신신약 개발이라는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제제 연구분야에서도 항진균제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 관련 제제 기술에 대해 일본 사와이 및 터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또 터키의 전문의약품 주력회사인 DEM과 완제품에 대한 독점공급 및 유통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본격적인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탄탄한 R&D 네트워크로 성장잠재력 높아

JW중외제약은 토털 헬스케어 그룹을 지향하는 사업 지주사인 JW중외그룹 소속이다. JW중외그룹은 지주회사인 JW홀딩스,의약품 제조 및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JW중외신약과 JW생명과학 등 총 12개 계열사를 갖고 있다. JW중외제약이 의약품 연구 및 제조 · 판매를 맡고 JW중외홀딩스가 해외사업과 투자사업을 맡는 구조다.

지주사인 JW홀딩스는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크레아젠을 손자회사로 두고 있어 그룹 전체 R&D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크리아젠은 2007년 7월 세계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신장암 세포치료제 '크레아박스-알씨씨'를 포함,전립선암 치료제,간암치료제 등을 임상 2상 진행 중이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도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어 중앙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저분자 물질 화학기술과 바이오기술의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새로운 기전의 암 당뇨 관절염 간염 등 난치성 질환 관련 신약개발을 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1992년에는 국내 최초의 연구개발 벤처기업인 C&C신약연구소를 주가이제약과 함께 설립했으며,2000년에는 미국 시애틀 소재 PNRI(Pacific Northwest Research Institutes) 연구원들과 공동으로 시애틀연구소 운영을 시작했다.

이처럼 여러 연구개발 조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고,한국 미국 일본 3국에 걸친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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