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구미공단, 기숙사 1500가구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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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변혁 이끌 QWL 시동 - (2)노후 산단 하드웨어 바꾸자
근로자 평균연령 40세…단지 노후화가 인력 노화로
산단공, IT·녹색단지 개선…낡은 기숙사, 오피스텔로
자전거길·공용 주차장 조성
근로자 평균연령 40세…단지 노후화가 인력 노화로
산단공, IT·녹색단지 개선…낡은 기숙사, 오피스텔로
자전거길·공용 주차장 조성
단지 내 인근 기숙사 외벽은 도색한 지 오래돼 누렇게 변색돼 있고,일부는 쩍쩍 갈라져 있다. 길가엔 가로등 하나 없고 가시덤불이 우거져 있다. 밤이 되면 이곳은 우범지대로 바뀐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1500가구 규모의 이 기숙사는 출퇴근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입주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 공실률은 80% 수준에 달한다.
현재 착공 후 20년이 지난 노후 산업단지는 2009년 말 기준 48개로,전체 국가 · 일반 산업단지(215개)의 22%에 이른다. 이들 단지는 전체 산단 총생산액의 69%를 차지할 만큼 국가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도로 등 기반시설은 단지 조성 당시 수준에서 거의 바뀌지 않았다.
이같이 낙후된 하드웨어가 '회색빛 산업단지'의 이미지를 고착시켜 젊은층이 기피하는 일터로 만들고 있다는 게 한국산업단지공단의 판단이다.
최요섭 산단공 대경권 본부 과장은 "단지 설립 초반엔 근로자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이었지만 지금은 40세 정도로 올라갔다"며 "특히 지역 연고가 있는 생산직원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의 우수 연구 · 개발 인력 유입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지 '노후화'가 인력 '노령화'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산단공은 'QWL밸리 조성 사업'의 하나로 낡은 산업단지의 하드웨어 개선을 위한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정보기술(IT),녹색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업종 고도화와 인프라 구축이 주 내용이다. 반월 · 시화,남동,구미,익산 등 4개 단지가 대상이다. 목표연도는 2013년.구미 산단엔 28만2553㎡ 부지에 금형,IT융복합소재,그린에너지,광학기기 등 업종별로 구획을 나눈 집적화단지를 조성해 업종 생산성을 높일 예정이다. 낡은 기숙사는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건물 형태로 재건축하고,출퇴근시 이용 가능한 자전거 도로 인프라와 공용 주차장도 새롭게 구축한다.
반월 · 시화산단에는 업무시설,교육연구시설,전시장 등을 갖춘 시화복합비즈니스센터와 체육시설,기숙사 등을 포함한 시화드림타운이 들어선다. 인천 남동공단에는 공동물류센터가 들어서고,주차난 해소를 위한 화물주차장도 만들어진다. 익산산단에는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갖춘 복합시설이 세워진다.
박봉규 산단공 이사장은 "일한 후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문화 · 복지시설도 대거 들어선다"며 "산업단지에 등을 돌린 젊은층의 발길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미=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